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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징역 쌍둥이 동생 구명운동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9-28 10:07

남가주에서 환경이 좋고 부유층 지역인 어바인에 써니 한, 지나 한이라는 예쁜 쌍둥이 자매가 살고 있었다. 당시 22살의 동생 지나는 언니 써니를 살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유독 쌍둥이 설화가 많은 미국인들에게 이들 자매의 재판스토리는 소설같이 재미있었다. 지나가 십대 소년 2명과 공모해 노끈과 테이프를 사서 언니를 살해하려 했다는 것이다(지나는 친구 동생들을 시켜  언니집에서 짐을 가져나오려  했었다고 말한다).

미국 언론이 이사건을 유달리 흥미위주로 보도하면서 언니인 써니는 착한 역의 쌍둥이, 동생 지나는 악독한 역으로 묘사가 됐다.  쌍둥이 동생이 언니를 죽이고 언니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는 시나리오로 보도됐다.

재판에서 지나는 돈이 없어 관선변호사를 선임해야 했고,  관선변호사는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장담했다.  언니인 써니도  법정에서 동생이 자신을 살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증언했다.  자신과 사이가 나빠진 동생이 짐을 찾아 나가려다가 소동이 벌어지며, 언론과 검찰에 의해 살인미수극으로  포장이 된 것이다.

결말은 끔찍했다. 언니의 증언은 채택되지 않았고, 지나는 살인공모, 주거침입, 구금, 총기소지등 6개 혐의에서 모두  유죄평결을 받았다. 대부분 정황증거에 근거한 것이었다. 검찰도 결과에 놀랐다. 형량은  26년에서 종신형.  다친 사람도 없고, 죽은 사람도 없는 사건에서  지나씨는 무기징역수가 됐다. 1997년의 일이다.

지나는 현재 16년째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22살의 앳된 처녀는  감옥에서38살의 중년여성으로 변하고 있다. 그녀는 기구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한국 인천에서 유부남과 동거한 어머니에게서 쌍둥이로 태어났으며, 쌍둥이 자매는 계모밑에서 자라났다.  

어머니의 또 한번의 결혼과 실패, 그 후 지나가 3살이 되면서  세 모녀는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어머니는 미국에서의 결혼에서도 실패하고 도박장을 전전했다. 지나는 친척집에서 혼자 돈벌이 하며 살아가야 했다. 결국  범죄같지 않은 범죄로  재판정에 서고 변호사도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백인일색의  배심원들로부터 청천벽력의 선고를 받은 지나. 1998년과   2004년 감옥에서  항소를 했지만 모두 기각이 됐다.

그녀는 2008년 감옥에서 한맺힌 사연의 편지를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장 앞으로 보내왔다. “ 혼자 법정과 싸우기에는 너무 벅찹니다..가만히 견디기에는 정말 억울합니다…”  한인들에게 그녀의 사면을 위해 도와달라는 편지였다.                                                                                

지나는 자신이 가족과 사회에 더이상 위협이 아니라는 것과,  사면석방이 된다면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가 재판부에 잘 전달되도록 한인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미주한인총연합회에서 1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로스엔젤레스 한인회도 나섰다. 그러나 단체의 회장이 바뀔 때마다 캠페인은 흐지부지 됐다.  

자매간의 다툼이 살인미수극으로 가고 졸지에 동생을 감옥에 빼앗긴 언니 써니는 힘든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 동생을 면회왔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발길이 끊겼다. 쌍둥이 딸들의 비극을 지켜 본 어머니는 이제는 편지로만 지나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

올해로 수감16년째, 지나가 지난달에 감옥선교단체의 선교사부부를 통해 편지를 보내왔다.  2018년(앞으로 6년후)  가석방 청문회에 희망을 건다며 “기도와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적고있다.  그녀는 모범수로서 감옥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졸업장을 땄다. 그녀는 자신의 가석방을 위해 주지사에게 탄원서를 보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인단체들이 다시 나섰다.  로스엔젤레스 한인회 신임 배무한회장이 구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달  오렌지카운티 한미인권위원회와 아둘람 재소자 선교회는 ‘지나 한 희망찾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캠페인에 나섰다.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에게 보낼 청원서에 서명을 받는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지난주부터 교회, 마켓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올림픽가 한남체인 앞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도 벌였다. 6년이라는 긴 세월이 남았지만,  2018년 가석방청문회에서 석방이 이루어지기를 탄원하는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참여할 수 있다. 웹사이트 www.jee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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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엔젤레스에서 2009년 한국식 ‘칼비 타코’라는 푸드트럭 체인을 창업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던 안모씨가 한국에서 사기혐의로 체포돼 충격이다. 그는 14년전 한국에서 투자비 명목으로 돈을 거두어 미국으로 도피한 혐의인데 이번에 한국에 갔다가 체포됐다. 잊혀진 줄 알았던 먼 옛날의  범죄가, 숨겨졌던 덫처럼, 성공한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칼비 타코’는 트럭을 개조해 한국식 갈비와 멕시칸 타코를 버무린 퓨전음식을  싣고 다니며 팔았는데 몇년새 대박이 터졌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미국내 유명 휴양지에 수많은 체인점을 오픈했다.    

안씨는  체포되기 전 칼비타코 체인점을   한인 운영 멕시칸 후드 체인점인  ‘바하 후레쉬’에 팔아 넘긴 바 있다. 안씨는  칼비타코의 지점망을 한국에도 확충한다는 계획으로 방문했지만, 해외도피사범의 공소시효가 연장된 사실을 몰랐었다.

60년대, 70년대 한국의 팝음악을 창시하다시피 한 기타리스트 신중현씨가 이번 주말 LA디어터(극장)에서 콘서트를 가진다. 한국 락(Rock)의 대부로서 펄시스터즈, 김추자, 박인수, 장현 등의 가수들을 키워내고, 라이브 기타연주의 정상급인 신중현씨의 공연은 유명 미국음반사 라이트 인디 애틱(Light in the Attic)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신중현씨는 이 레코드사를 통해 ‘아름다운 강산’이란 음

반을 미국에서 발매했었고, 미국의 록 기타리스트들로부터 높은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신중현씨의 콘서트 티겟은 한인사회에 알려지기도 전에 매진됐고 대부분 관객은 미국인이다. 신중현씨는 올해 74살이다. 백발의 장발이지만 여전히 동안이고,  손가락 놀림은 현란하며,  음악은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이다.               

가을이다. 다음주에는 제 38회 로스엔젤레스 한인축제가 열린다.  257개의 부스가 마련되면서 한국에서도 각종 특산품이 몰려온다. 먹거리, 놀거리가 풍성한 한주일이다.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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