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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흉통이 알고 보니 피부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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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2-07-20 11:44

응급실에 급히 찾아오는 환자가 있습니다. 몇 일 전부터 왼쪽 가슴이 말도 못하게 아프다며 심장병에 걸린 듯 숨이 넘어간다고 합니다. 심장소리도 정상, 심전도도 정상, 심근경색 수치도 정상, 흉부 사진도 정상. 모든 소견이 정상입니다. 다만 미열이 있고 왼쪽 가슴에 불그스레한 반점이 돋았습니다. 마치 어릴 때 걸렸던 수두의 모양을 한 수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양입니다.

이를 우리는 대상포진, 영어로는 zoster(조스터) 혹은 shingles(슁글스)라고 합니다.

소아수두(chickenpox)를 일으키는 VZV라는 바이러스가 일으키지만 전신에 다 퍼지는 것이아니라 특정 신경절을 따라 생기므로 일부분에 국한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국 통계에 의하면 전 인구의 약 30퍼센트가 평생에 한 번은 앓는다고 하며 매년 새롭게 생기는 환자수는 약 1백만 명이라고 합니다. 특히 85세 이상의 인구 중에서 절반은 한 번쯤은 생겼을 가능성이 있을만큼 심각한 질환입니다.

50세가 지나면서 발병률이 급증하며 흔히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심할 때 생긴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 몸의 세포 면역에 이상이 생길 때를 말합니다. 암환자 만성폐질환 및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서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75%의 환자들이 반점이 생기기 전부터 신경염, 즉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나서 평편한 붉은 반점처럼 보이다가 이후 수두처럼 수포가 생깁니다. 일단 수포에 딱지가 앉고 나면 (약 10일 전후) 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습니다. 대상포진의 가장 무서운 점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 10%의 환자들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postherpetic neuralgia)가 생길 수 있으며 눈이나 귀에도 생길 수 있는데 이 때는 시력을 잃거나 청력 손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발진이 생긴 후 72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통증의 정도와 기간을 줄여주며 보다 빠른 피부 재생을 위함이고 또한 신경통 발생을 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아싸이클로비어 (acyclovir)라는 약제를 하루에 다섯 번 모두 일주일 동안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 치료였으나 횟수가 너무 잦고 장에서의 흡수률도 떨어져 최근에는 다른 약제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대상포진을 앓았던 환자들도 50세가 되면 예방접종 (Zostavax)를 맞도록 미국 및 캐나다에서는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번 생긴 신경통은 치료하기 아주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건강한 생활의 한 가지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서성희 Guildford Medical Clinic 604-582-8985’

닥터 서의 생로병사

칼럼니스트:서성희/가정의학과 전문의

전화번호:(604) 582-8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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