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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대신 카이스트 선택한 장하진

이해나 에듀&라이프 인턴기자 rihanna@chosunedu.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3-13 16:48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셨던' 소녀

하 진씨의 어린 시절은 누구보다 빛났다. 남들은 쩔쩔매는 수학·과학이 재밌어 어쩔 줄 몰랐고, 춤과 노래에도 소질이 있어 선생님과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주변 시선을 즐길 줄 알았던 영리한 소녀는 초등학교 6학년 말, 재미삼아 참가한 '제7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외모짱 1위로 뽑힌다. 재중, 이연희, 고아라, 슈퍼주니어 동해 등 쟁쟁한 스타들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대회였다. 아이돌 스타가 되는 '티켓'을 예약한 셈이다.

그러나 하진씨는 조금도 들뜨지 않았다. "욕심이 많았어요. '공부 못하니까 연예인이 되려는 것'이라는 편견이 싫었거든요." 쉴 새 없이 춤, 노래, 연기, 중국어, 피아노 등을 배우는 강행군에도 성적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일산 집에서 압구정 연습실까지 왕복 4시간을 온전히 공부에 쏟았다. 다른 연습생들과 트레이너 사이에서 그녀는 '모범생', '악바리'로 통했다.

전환점은 중학교 3학년 때 찾아왔다. 고양외고에 다니는 두 살 터울의 언니와 특목고 입시 준비로 바쁜 친구들이 부러웠다. 한 달 동안 연습에 빠지고 외고 입시 준비에 몰두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한 달 뒤 돌아간 연습실은 어쩐지 낯설기만 했다. "춤과 노래가 그저 재미있었을 뿐, 가수가 되고 싶은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렇게 미련 없이 3년간 땀 흘렸던 연습실을 떠났다.

◇하루 18시간 책상 앞에… 즐거운 '열공'시대

고등학교 수업을 따라잡는 게 힘들지는 않았을까? "앞서나가지 못했을 뿐 뒤처지진 않았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왔다. "연습생으로 활동하던 중학교 때도 수업 진도는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기초를 충실히 다져놨으니 어려울 게 없었죠."

학원에 다녀보기도 했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일찌감치 사교육을 포기했다. "공부할 수 있는 곳은 학교뿐이니 120% 활용했죠. 일단 선생님 말씀은 다 받아적었어요. 어려운 개념은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 주시는데, 혼자 공부할 때 정말 도움이 되거든요. 정신없이 받아 쓰느라 엉망이 된 필기는 쉬는 시간에 바로 옮겨 적었어요. 나중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보면 곤란하니까요.(웃음)" 하진씨는 매일 18시간씩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목을 맨 건 아니다. 1학년 때 학생회 활동을 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이듬해 학생회장을 맡았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까 봐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회장으로 활동하는 시간만큼 다른 자투리 시간을 공부에 쏟을 작정을 하고 지원했죠. 사실 재미있어서 한 거예요. 아니었으면 주변에서 아무리 권해도 안 했을 거예요." 하진씨의 리더십을 높이 산 백석고는 학교당 1명만 추천할 수 있는 카이스트 학교장 추천전형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카이스트는 '다시 만난 세계'

요 즘 하진씨는 고등학교 시절보다도 잠을 적게 잔다. 학업에 매진하는 한편 학교 홍보·댄스 동아리원, 밴드부 보컬, 축구부 매니저 등으로 활동하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인터뷰 전날도 댄스 동아리의 공연 준비 때문에 밤을 꼬박 지새웠다고 했다. "연예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요. 전~혀요. 스트레스를 푸는 취미일 뿐이에요."(웃음)

그 녀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갈 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학교에 남아 계속 공부를 하는 길도,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는 길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만은 확고하다. "어린 친구들에게 이메일이 많이 와요. '언니(누나)는 제 롤모델이에요'라는 말을 듣는데, 과분하지만 기분은 참 좋더라고요. 아직 미래도 불확실하고 이룬 것도 없지만 기대에 걸맞은 롤모델이 되려고요."

그녀만의 공부법을 담은 책 '소원을 말해봐'(서울문화사)를 출간하고, EBS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하는 등 '교육'에 관련된 취재에는 빠짐없이 응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다. 그런 하진씨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공부하다 모르는 게 생기면 '난 왜 이것도 모를까'하고 자책하지 말고 선생님한테 질문하면 되잖아요.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학창시절이 훨씬 즐거워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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