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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를 내 품에 ... 땀으로 일군 이민 30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3-11 00:00

"밴쿠버를 내 품에 ... 땀으로 일군 이민 30년"

이성기(李盛基) 'ST restaurant Supplies' 대표이사

1974년 밴쿠버에 첫발을 디딘 후, 새벽 생선시장, 신문 배달, 택시운전 등 안 해 본 것이 없다는'ST restaurant Supplies'의 이성기(李盛基, 60 사진) 대표이사.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그에게서는 한국인 고유의 질박함이 묻어나고 약간의 풀 냄새랄까, 입안이 마르는 황토 흙 타는 냄새가 난다.(박목월의 '사투리'에서 인용) 아직 성공을 말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하던 이사장은 새로운 이민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있다며 취재에 응했다.

"신조(信條)라 칼만한 거창한 거는 없고 멀리 보고 둥글게 살자카는 기 저의 근본 생각입니다."

광역 밴쿠버 델타시 아나시스 아일랜드에 위치한 ST 레스토랑 서플라이는 한인 동포가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무역업체다. 커피의 대명사 스타박스의 북미주 3천850개 지역 공급체에 젓기용 막대를 7년째 납품하고 있는 중견 기업이다. 젓기 막대 하나의 한달 공급물량만 10억 개에 이르고 기타 식당 보조용품을 포함한 취급품목은 180여 종을 넘는다. 미국 수출비중이 65%에 이르는 이 회사의 년간 매출액은 1천만달러. 총 종업원수가 8명이니 1인 당 120만 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회사 성장의 비결을 묻자 그는 "평소 쌓아온 협력 업체들과의 신뢰와 믿음 덕분"이라며 "일정 부분 재고를 떠 안고 가야 하는 업체 특성상 주거래 은행이나 주거래 업체와의 관계에 있어서 신용은 바로 현금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어 수성을 위한 경쟁우위 확보가 당면한 과제"라면서도 "제살 깎기식 가격 덤핑은 절대 없다"며 "대신 양질의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으로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은 어제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대가"

오늘이 있기까지 그가 탄탄대로만을 걸어 온 것은 아니다. 이민의 삶을 시작하면서 남몰래 흘린 눈물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실패와 좌절, 고통과 절망 속에서 단 한번도 희망의 끈을 놓아 본 적이 없다. 오늘의 모습은 그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대가인 것이다.

1978년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위성방송 세미나에 참석한 그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잡는다. 동양인 최초로 위성방송 시스템 사업에 입문하면서 시작한 이 사업은 당시 미 스탠포드 대학교 테일러 하워스 교수 등의 기술진과 함께 하면서 급성장했는데 1985년 밴쿠버 주식시장(VSE)에 상장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한국의 몇몇 업체들이 앞 다투어 기술이전을 원했던 이 사업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통했으며 이로 인해 미 CIA로부터 기술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잘 나가던 인공위성 방송시스템 사업이 하루아침에 종이조각으로 변한 것은 1987년 세계 증권가를 강타한 소위 블랙 먼데이(Black Monday).주식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 나오지 못한 것처럼 이 사장도 몇 달 몇 일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났다. 비록 부엌 한 쪽의 공간에 마련한 사무실용 책상하나로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그 동안 그가 쌓아 온 신의와 성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조건 없이 그의 재기를 위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당시 목재업을 하던 한 지인으로부터 알게 된 틈새 시장, 이쑤시개가 오늘의 'ST restaurant Supplies' 를 만든 계기가 됐다.

"부지런해야 합니다. 생계와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존심 같은 것은 버려야 합니다."

좌우명이나 신조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신조(信條)라 칼만한 거창한 거는 없고 멀리 보고 둥글게 살자카는 기 저의 근본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 이민의 삶을 시작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영어실력'이 아니라 '마음자세'라고 지적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부지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사장은 간혹 새로운 이민자들 사이에서 '밴쿠버에서는 할만한 일이 없다'는 푸념을 듣곤 하는데 "밴쿠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웃었다. 슬하에 2녀 1남의 자녀를 두고 있는 가장(家長)의 한 사람으로서 그는 "이민 초기 잠시 아내를 일터로 내보낸 적이 있지만 이후 단 한번도 아내에게 바깥일을 맡기지 않았다"며 "남녀는 평등하지만 역할에는 분명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자신은"놀기도 잘 놀고 무엇이든지 열심 했지만 적어도 일에 대해서는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며 "언제나 밝은 마음, 젊은 마음을 가지려고 애썼으며 오늘이 있기까지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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