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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팔이 맺어준 연(緣)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7-25 00:00

캐나다 여성과 36년 펜팔 허용환씨‘어머니’와 ‘아들’로 인연(緣) 맺어

인터넷 전자메일이 종이 편지를 대신하는 지금, ‘펜팔’로 필생의 연(緣)을 맺은 사람이 있다. 한-카 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허용환(49)씨다.

‘해외 펜팔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형님의 말을 듣고 밴쿠버 사는 40대 여성과 펜팔을 한 것이 올해로 36년째. 40대 여성은 70대 할머니, 10대 중학생은 50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다. 1972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쓴 편지만 200통은 족히 된다.

허씨는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할머니 비비안 켄드릭(74·Kendrick)씨와 펜팔을 하면서 ‘어머니’와 ‘아들’ 사이가 됐다. 그는 “편지를 처음 시작할 무렵에는 Dear Ms Kendrick으로 불렀지만 지금은 Dear Mom으로 호칭한다”면서 “고등학교 때는 3개월마다 미화 30달러씩을 보내와 가난했던 저의 집안에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

허용환씨가 ‘밴쿠버 어머니’로 부르는 켄드릭 여사를 만난 것은 1992년이다.
결혼 직후 신혼여행지로 캐나다를 택해 편지로만 만나던 그분을 처음 뵈었다.
1995년에는 켄드릭씨를 서울로 초대해 한국식 회갑연을 베풀기도 했다. 올해는 2006년 태어난 손녀 비비안의 손도 마주 잡을 수 있게 됐다.

펜팔을 통해 영어 실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캐나다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다는 허씨는 2001년 서울영어연구회(SESA)를 설립하고 시민들을 상대로 영어 강연회를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는 주한미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매주 토요일마다 어린이 영어교실을 열기도 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캡션 / ◇ 허용환씨는 36년간 밴쿠버 거주 켄드릭씨와 펜팔 하면서 어머니와 아들의 인연을 맺었다. 당시 40대 여성은 70대 할머니, 10대 중학생은 지천명을 바라보는 중년이 되었다. 사진은 지난 2003년 허씨의 가족과 함께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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