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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C-UBC에서 보낸 4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5-29 00:00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많은 학부모님들이 가끔 이렇게 물어보실 때가 있다. “대학 공부가 그렇게 힘드니?”, “대학 공부가 힘들어 퇴학을 당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으니?”

처음 벅찬 마음으로 UBC를 들어왔을 때, 꿈과 희망을 목표로 삼고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한마디로, 그저 대학 합격이라는 기쁨에 빠져서 대학이란 곳이 내 지식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한 교육기관이라기보다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내 자유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만 여겨왔던 것이다. 이곳 대학생들이 흔히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봉사활동, 연구, 자기계발 등에 시간을 할애할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물론 허송 세월이 가져다 주는 결과가 좋을 리 만무한 법.

하지만 성적이 너무 낮거나 LPI를 통과하지 못하면 다음 학년 과정을 이수할 수 없어 진급을 할 수 없거나 졸업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뿐이지, 학교 자체에서 학생들을 밀어낸다는 일설은 근거 없는 논란인 듯싶다.

안타깝게도, 대학이란 곳이 한 개인의 성격, 성향을 보고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장학금을 신청한다거나, 원하는 교수님 밑에서 연구에 참여하고 싶을 때 대학이 원하는 서류는 성적표 단 하나라는 사실! 교내뿐만 아니라, 학교 외 다른 연구소에서 하는 연구에 참여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3학년 즈음, 미래를 설계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기반을 다지고자 했을 때 내게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1, 2학년 때 계획 없이 놓쳐버렸던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성적이 낮다면 자신의 전공분야에 관련된 일거리를 찾기란 만만치가 않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대학 생활을 어려워하고 시간에 쫓기면서 생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의대에 합격한 절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어려서부터 꿈을 위해 천천히 준비를 해왔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이미 의대 교수님들과 친분을 맺어 연구에 참여하고 충분한 시간의 봉사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성적은 A+를 항상 유지해왔다. 꿈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여전히 주말이면 봉사활동을 하고 커뮤니티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곤 한다.

대학 생활이 결코 누구에게나 쉬울 수는 없으리라.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끼울 새내기들이 인간관계 및 성적 그리고 자기계발 등에 대해 꼼꼼한 계획을 세워야만 4년 후에 자신이 꿈꿔온 자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키워낼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여행을 통해 다른 문화를 체험한다거나 견문을 넓혀서 평소 쉽사리 접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접해보고, 교수님들과의 친분을 넓혀둔다면, 4년 후 훨씬 더 많은 지식과 질 높은 경험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정해 세밀한 계획을 세워놓고 실천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제일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다’라는 마음 가짐을 가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한다면 자신의 계획이 하나씩 성취됨에 따라 대학생활이 힘들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즐겁다고 느껴질 것이다.

김호찬 학생기자 (UBC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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