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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브라보, 브라바, 브라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3-05 00:00

소프라노 조수미 밴쿠버 공연 이후 한참이 지나 두 분의 독자께서 전화로 혹은 간접적으로 격려와 함께 수정 사항을 알려 주셨다. 굳이 글로 옮기는 것은 ‘바로잡습니다’ 정도로 가볍게 처리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웨스트 밴쿠버에 사신다는 한모씨는 “조수미 공연 현장에는 직접 가지 못했지만 글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말했다. 많지 않은 독자의 격려, 큰 힘이다. 격려에 감사하면서도 글쓰기가 점점 겁나고 어려운 일이란 걸 깨닫게 된다. 쫓기듯 내놓은 글 하나하나가 볼수록 부끄럽다.

뉴웨스트민스터에서 살고 있는 곽모씨는 기자의 전문성 부족을 되새겨 주셨다. 2006년 5월과 2008년 1월에 쓴 기자수첩의 제목이 모두 ‘브라보 조수미’로 되어있는데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확하게는 ‘브라바’로 적어야 한다고 일러주셨다.

우리가 흔히 외치는 ‘브라보’는 남성을 향해 하는 말이며 여성이라면 ‘브라바’, 남녀 연주자 모두를 향한 경우라면 ‘브라비’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이다. 얼굴이 붉게 타들어간다. 스스로 돌아봐도 콩나물국을 조금 좋아한다는 것 빼고는 음악하고는 별로 관계가 없다는 점도 뼈아프다.

조금 안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초보 운전자가 고속도로에 나온 것처럼 불안한 것이다. 배우고 익히는 일이 평생에 걸친 것이라면 아직은 머리를 숙여야 할 때라는 자기반성이 새삼 앞선다.

생각해 보면 글이 주는 감동이나 긴 여운은커녕 전혀 어울리지 않는 표현 때문에 짜증이 났을 독자들도 있겠다. 그저 실수했겠거니 하고 덮어주는 독자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기사라는 형식으로 만들어진 쓰레기는 줄여야 한다. 그것은 눈으로 보는 소음과 다를 것이 없다. 더더욱 제 이름 버젓이 박아 내놓는 글이라면….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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