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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속 도시 감각 新전원주택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5-31 00:00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2색 하우스&라이프스타일

집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잠을 자고 밥을 먹는 단순한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벗어나 부모의 품처럼 포근하고 안락한 가정이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이렇듯 집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하는 이들이 전원 속에서 새롭게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우리가 꿈꿔오던 스타일의 집과 집을 닮은 그들의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공개한다.  진행 김옥현 기자  사진 문지연 / 여성조선

프로방스 스타일로 디자인된 유럽풍 아웃테리어

문 앞의 빨간 우체통이 경쾌한 느낌을 주는 이들 부부의 집은 보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전망을 제공한다. 2층 건물의 1층은 식당, 주방, 거실, 침실 등 가족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며 2층에는 손님용 객실 네 개가 있다.
철근콘크리트와 스틸하우스를 주조로 했음에도 톤 다운된 오렌지와 브라운 컬러로 외관을 마무리해 따스한 느낌을 준다. 화이트 컬러 격자창과 몰딩으로 포인트를 주었으며 지붕과 라인들을 간결하게 정리해 깔끔해 보인다. 차고와 테라스, 펜스 등을 격자무늬 나무로 통일해 유럽풍 전원주택의 느낌을 살렸다.

김소현·한규환 부부의 프로방스풍 로맨틱 하우스

대기업에서 사내 커플로 근무하다 무작정 전원생활을 택한 김소현·한규환 부부. 목공, 인테리어를 독학으로 공부해가며 그들만의 집을 완성한 이 젊은 부부의 집은 그들의 열정처럼 톡톡 튀는 감각으로 채워져 있다.
독특한 그들의 이력만큼이나 남다른 신선함이 느껴지는 이들 부부의 로맨틱 하우스 속으로.

부부가 직접 설계·시공한 로맨틱 하우스

강원도 홍천, 서울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로 이사온 지 2년 반이 지난 이 부부는 어떻게 전원주택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일까. 3년 전쯤 메밀꽃 축제를 보러 갔을 때였을까.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그 바람에 물결치던 하얗고 여린 메밀꽃밭을 봤을 때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무심코 터져나온 ‘우리 시골에서 살까’라는 한마디 말에서 비롯된 약속에서 지금의 전원주택이 완성되었다.
그 가을 이후 스쳐가듯 했던 말이 구체화되고 세상에 약속이란 이름으로 발을 디디게 되면서 남편은 목공일을 배우고 아내는 인테리어와 마케팅을 익혔다. 여성스러운 외모에 걸맞지 않게 털털한 김소현 씨와 그런 그녀의 머슴이라고 말하는 듬직한 남편. 문외한이라는 그들의 말과는 달리 모든 설계와 디자인, 소품 하나하나까지 이들의 손을 안 거쳐 간 것이 없을 정도. 초반에는 한규환 씨가 아예 몇 달 동안 이곳에서 혼자 지내면서 인부들과 함께 집을 완성했다.

소박한 삶에 대한 바람에서 비롯된 전원생활

힘을 쓰는 일 외에 대부분의 크고 작은 것들은 모두 아내인 김소현 씨의 몫이다. 작은 체구에서 어찌나 큰 에너지와 파워가 생기는지, 정원에서 꽃을 꺾나 싶으면 주방에서 막 도착한 손님을 위해 홍차를 끓이고 있고, 주방에 있나 하면 어느새 뒷마당에서 상추를 뽑고 있다.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며 일을 한다는 것에 지칠 법도 한데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손사래를 치며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즐거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들이 머무르는 이 주택은 부지면적 500여 평에 건축면적 36평형의 작은 주택. 총 2층 건물로 1층 건물에서 부부는 생활한다. 아파트 생활만 하다가 소박한 시골 생활을 하니 너무 좋단다. 시골행도, 스스로 집을 지은 것도, 작은 사업을 하는 것도 처음이라 말하는 그들은 현재 4개의 객실을 갖춘 펜션 ‘오렌지페코’를 경영하고 있다. 이곳의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알려지면서 펜션은 평일에도 예약이 쉽지 않은 상황.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여유롭게 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는 이 부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삶에 일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것이 좋다고. 이제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져 언제 바쁠지를 알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여행을 자주 가게 되고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어 김소현 씨는 글쓰기 강좌에, 한규환 씨는 오토바이에 빠져 있단다.

① 이제는 집 뒤의 텃밭을 가꾸는 일이 너무 즐겁다. 상추, 파 등 다양한 밭채소는 직접 길러 먹는다. 밭에서 딴 채소를 이용한 된장찌개, 깻잎장아찌, 호박전 등의 소박한 건강 메뉴로 식사를 한다. ② 현관 앞 펜스에 티테이블을 두어 틈틈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오후에 여유롭게 차 한잔 하기 좋다고. ③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촛대와 화초 등의 소품으로 장식했다. 그냥 지나칠 만한 곳도 세심히 신경 쓴 집주인의 감각이 돋보인다. ④ 현관 앞의 데드 스페이스가 못내 마음에 걸렸던 김소현 씨.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녀는 새장과 플라워 포트 등을 구입해 벽과 문 사이의 코너에 장식했다. 해질 무렵이면 은은한 조명과 화단, 꽃병이 어우러져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좋다는 이들 부부. 아이가 맘껏 뛰놀고 자연을 접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방법 중 하나라 생각한다고. ⑥ 야외에 바비큐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겨울에도 야외 바비큐를 먹을 수 있도록 지붕을 덮었다.

서재와 가족실의 개념으로 재탄생된 거실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어울림을 좋아하는 젊은 부부답게 거실에 소파를 없애고 넓은 식탁을 짜 넣어 실용도를 높였다. 다른 공간에 비해 거실이 좁아서 아예 가벽으로 두 공간으로 나누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에는 긴 테이블을 두고 나머지 공간에는 부부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룸으고 꾸몄다.
책을 좋아하는 소박한 이들 부부의 성격이 묻어나오는듯 거실에는 덩그러니 테이블과 의자, 책꽂이뿐이다. 거실이 좁기 대문에 좌식보다는 서양식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 적중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테이블에 모여 앉아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차를 마시며 둘러앉아 얘기를 할 수 있는 긴 테이블이 효과적이다.
테이블은 남편인 한규환 씨가 제작한 것. 톤 다운된 아이보리 컬러의 나무를 일일이 이어 붙여가며 만들어낸 작품이다. 사람 좋아하는 그가 친지들과의 모임을 계획하며 찾던 중 원하는 스타일을 직접 만들었다.

밭일에 익숙해져 가는 전원생활 3년차

이제 이곳에서 세 번째의 여름을 맞은 이들은 전원생활을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일손이 바빠지고 있다고. 첫해에는 잡초와 허브도 구분 못하던 그들은 이제 스스로 잡초를 뽑고 밭을 갈고 터를 일구어가고 있다. 텃밭에는 상추, 파, 감자, 토마토 등을 심어놓았고, 씨를 뿌려 다음 시즌의 수확을 기다리는 채소도 있다. 또 정원을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서 조만간 해바라기씨를 뿌려야 하고, 딸기는 다음해에 해야 될 거 같다며 아내가 까르르 웃는다.
이제 다섯 살이 된 아이가 자유스럽게 마당을 뛰어다니며 놀고 자기가 기른 것이라며 배추를 가져올 때면 전원생활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는 이들 부부. 그들의 집은 부부가 사는 모습만큼이나 정겹고 소박하다.
향긋한 홍차 향과 갓 구운 빵을 볼 때면 인심 좋고 털털한 이들 부부와 그들만큼이나 닮아 있는 로맨틱한 집이 생각날 것 같다.

①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거실에서 차를 마시는 시간이 늘었다. 홍차 마니아인 이 부부는 펜션 이름도 홍차의 한 종류인 ‘오렌지페코’라고 지었다고.
② 김소현 씨는 매일 아침 수프를 끓이고 크루아상을 굽는다. 손님들의 아침식사를 대접하기 위한 것이지만 남다른 그녀의 요리솜씨를 엿볼 수 있다. 음식을 담아내는 찻잔 하나, 그릇 하나에도 그녀의 센스가 묻어나온다.
③ 블루 타일과 이동식 화이트 욕조가 돋보이는 욕실은 김소현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 아파트 생활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을 가능케 한다. 중앙에 낸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보며 거품목욕을 할 수 있는 로맨틱한 공간.
④ 요리 전문지나 단행본을 볼 정도로 요리에 대한 관심과 감각이 남다른 김소현 씨. 전원주택으로 이사온 뒤로는 주방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주방은 주부가 쓰기 쉽게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 수납과 동선, 컬러를 고려해 직접 구조를 디자인하고 공사한 그녀의 센스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⑤ 블루톤 페인트와 벽지로 마무리한 식당. 햇살이 가득 드는 이 공간에 늘 재즈나 팝 등의 감미로운 음악을 틀어둔다. 한가로운 오후면 차를 마시며 책을 보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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