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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북극 러시'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3-26 00:00

석유등 자원개발 쉬워져 각국 주도권 경쟁 치열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자원 보고(寶庫)’ 북극을 개발하려고 각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보물창고 북극=학자들은 최소 400억 배럴의 석유와 전 세계 천연가스 4분의 1이 북극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러시아는 자국의 북극 영토에만 2조 달러어치의 광물 자원이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이런 자원들은 두꺼운 얼음 탓에 ‘그림의 떡’이었다. 그런데 빙산이 녹고 첨단 장비가 속속 개발되면서 자원 개발에 불이 붙었다. 노르웨이의 국영 석유회사인 슈타토일ASA는 바렌츠 해에서 최초로 올해 12월부터 원격 조정 방식으로 가스 채굴을 시작한다.

또 북극해를 통한 뱃길은 파나마 운하 개통과 맞먹는 혁명적 변화를 예고한다. 동아시아에서 파나마 운하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면 2만270여㎞를 항해해야 한다. 하지만 알래스카와 캐나다 위쪽을 지나는 북서항로(Northwest Passage)는 1만2700㎞다. 러시아 연안을 통과하는 북동항로(Northeast Sea Route)를 이용하면 유럽~알래스카 간 해상운송 비용이 60%나 절감된다. 최근 나온 북극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1년 중 한 달만 가능했던 북극을 통한 항해가 5개월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자원 보고(寶庫)’ 북극을 개발하려고 각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캐나다 동해안의 처칠항과 유럽을 잇는 ‘북극 브리지(Arctic Bridge)’ 항로는 벌써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의 한 회사는 10여년 전 단돈 8달러를 내고 당시 쓸모없던 캐나다 처칠항 운영권을 따냈는데, 올해 이 항구를 통해 운송되는 곡물의 양은 50만?을 웃돌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 한류(寒流)를 좇아 점점 북쪽으로 올라오는 거대한 어족(魚族)자원도 놓칠 수 없는 보물이다.

◆북극 쟁탈전 본격화=캐나다 엘스미어 섬과 덴마크령 그린란드 사이에 있는 한스 섬은 북극 주도권을 둘러싼 각국의 주도권 다툼을 상징한다. 면적 1.3㎢에 불과한 이 바위섬은 1984년 덴마크 장관이 국기를 꽂고 ‘덴마크 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명패를 새겨 먼저 ‘찜’ 해놨다. 그러나 2년 전 캐나다 국방장관이 군인들을 데리고 캐나다 국기를 게양하자 덴마크가 항의 서한을 보냈고, 급기야는 구글을 통한 양국간 광고전으로 번졌다.

이런 갈등은 ‘빙산(氷山)의 일각’에 불과하다. 특히 앞으로 100년 후에나 녹을 것이라던 북극 얼음이 10∼15년이면 녹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분쟁은 더 노골화할 조짐이다. 현재 바렌츠 해를 놓고 노르웨이와 러시아가, 보포트 해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가, 북서항로를 놓고 미국과 캐나다가 영유권(領有權)을 다투고 있다. 캐나다 유콘 주와 미국 알래스카 주도 해역 다툼 중이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Putin) 대통령은 “북극 영토 주권문제는 심각하고 치열한 전투이며, 앞으로 더욱 확대되고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규민 기자 min4sall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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