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재외국민 특별전형' 경쟁 치열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4-07-05 00:00

逆기러기 아빠 늘어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 등지에서 7년을 산 하모(18)양은 올해 초 어머니와 함께 귀국, 서울 강남 모 고교 3학년에 전학했다.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통해 국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공부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영어에는 자신 있는 그는 하교 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국어와 수학을 배우고 있다. 하양 어머니가 뒷바라지를 위해 함께 와, 하양 아버지는 로마에서 하양 동생과 산다. 가족을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한국에 혼자 살며 돈을 버는 ‘기러기 아빠’와는 지리적 위치가 정반대인 ‘역(逆)기러기 아빠’인 셈이다.

외교관이나 대기업 외국 주재원 등의 고교생 자녀들이 국내 대입 준비를 위해 혼자 또는 어머니와 함께 귀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이 같은 학생이 현재 500여명에 이르며,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들이 대입 1~2년 전에 미리 귀국하는 이유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외국민 특별전형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기 때문. 1997년만 해도 이 전형을 통해 국내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이 한 해 800~900명이었고, 이들이 주로 지원하는 국내 5개 상위권 대학들이 이 전형으로 뽑는 신입생은 450여명이어서 2대1 정도의 경쟁률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이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이 한 해 1800명을 넘는 반면, 5개 상위권 대학이 이 전형으로 뽑는 학생은 250명 정도로 줄어, 경쟁률이 7대1을 넘어서고 있다. 중하위권 대학에도 이 전형이 있지만, 외국에서 살다 온 학생들은 이들 대학에는 별로 가려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이 재외국민 특별전형 지원 학생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지난 97년 정부가 외교관이나 상사 주재원, 교포 자녀 등에게만 주던 이 전형 지원 자격을 개인목적 해외 거주자, 선교사 등 외국에 사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로 넓혀줬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2000년 재외국민 특별전형 관련 대형 부정입학 사건이 터지면서 교육부가 각 대학에 감사를 나가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자, 대학들은 이 전형을 ‘문제 덩어리’로 인식하고 선발 학생 수를 절반 정도씩 줄여 버렸다. 이 전형에 대한 사회 일각의 ‘특혜 시비’도 이 같은 정원 축소를 부추겼다.

이같이 경쟁률이 높아지자, 외국에서 고교에 다니던 학생들이 국내 고교와 학원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 전형 시험이 객관식 국어·영어·수학 등 ‘한국식’ 문제여서 국내에서 한국식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홀로 귀국해 생활하는 게 쉽지 않아 탈선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 지난 4월 혼자 귀국, 서울 H고에 전학한 최모(18)군은 강남구 신사동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온 만큼 처음엔 공부에만 매진했지만, 주변에 ‘유혹’이 너무 많았고, 곧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다니느라 공부는 뒷전이 돼 버렸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최군을 다시 미국으로 데려가는 절차를 밟고 있다.

홀로 입국해 고교에 다니는 것도 쉽지 않고, 외국 현지에서 한국식 입시준비를 하는 것도 쉽지 않자, 아예 미국 등지의 대학 쪽으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학까지 외국에서 졸업하는 학생들은 한국 현실을 몰라 대졸 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오기 어려워지고, 외화유출도 심해지는 등 부작용이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외국민 특별전형 시험을 바꿔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해외 귀국학생 전문학원 세안아카데미 김철영 원장은 “한국식 국·영·수 시험을 볼 게 아니라 일본 게이오대처럼 1단계로 해외학교 내신과 활동사항 등으로 2~3배수를 뽑고, 2단계로 문과는 외국어 에세이, 이과는 수학 1과목만 시험 보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양만춘함 등 3척, 800여명 승조원
2000년 가을이후 4년 만에 해군 사관생도들의 순항 훈련함이 밴쿠버를 찾는다.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해리슨 리조트 개발 김순오 회계사
천혜의 자연속에서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해리슨 지역에 한인들의 주도로 개발...
"도박에 빠져든 원인부터 찾아야" 도박·알코올·마약 중독 상담하는 '쉐어 카운슬링 센터' "도박 중독 때문에 찾아온 사람들과 상담을 해보면 도박 자체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로부터의 소외감, 문화 충격, 가족 갈등 등 다른 여러 요인이 도박에...
한인 1.5~2세 모임 C3… 활성화 도모
BC주 한인 1.5~2세의 모임인 C3는 ‘Corean Canadian Coactive society’의 줄임말로 이름만큼이나...
한국작가 154명의 작품이 참가하는 단체전 10일부터 21일까지 하우 스트리트 갤러리
한국의 중견작가 154명이 참가하는 미술 전시회, ‘오천년 이후 새로운 비상전’이 8월10일부터...
교민사회 집집마다 최소 1~2명
관광성수기인 여름기간(6~8월)을 밴쿠버에서 보낸다는 것은 그야 말로 천국의 나날을 보내는 일이지만...
태극 문양 새긴 배너 설치..한인상권 홍보
광역 밴쿠버지역의 대표적인 한인상권으로 성장한 노스로드(North Road) 일대가 새롭게 변모한...
"커뮤니티와 친해지세요" 마운틴 뷰 패밀리센터, 무료 영어 프로그램 등 제공 "집에서 혼자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영어도 배우고 사회성도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참가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에 대해...
“골프가 즐거워요”
지난 7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아보츠포드 레지뷰(Ledgeview) 골프클럽에서 열린 2004년 BC체전...
평통, 재외동포 간담회 개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캐나다서부협의회(회장 신두호, 이하 평통)가 주최하는 한인동포 간담회가...
13세 김혜수양,개인·단체전 금메달
BC 주니어 골프계에 새로운 유망주가 탄생했다. 지난 7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아보츠포드 레지뷰 골프...
"수기치인의 리더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밴쿠버 무역관과 서부캐나다해외한인무역협회(OKTA)가 공동으로 주최한...
권씨 일가족 자살 사건 검시결과 나와
지난 3월 27일 숨진 채 발견된 한인 권대욱(44세)씨 일가족 사망사건의 검시결과가...
BC한인협동조합실업인협회(회장 김영필, 이하 실협)는 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회원증을 발급하고 회원들...
여름방학 특별할인 및 인천공항 휴대폰 대여
창사 7주년을 맞아 캐나다 최대 한인 전화회사로 거듭난 한국정보통신에서 새롭게 두 가지...
취업 연령 하한선 25세로 낮춰
외국 국적을 가진 동포들이 국내에 취업할 수 있는 연령 하한선이 25세로 낮춰지고, 취업 허용 업종도...
단체행사 개최시 현지경찰 경비요청 당부
주 밴쿠버 총영사관 6일 한국인을 상대로 한 테러 기도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逆기러기 아빠 늘어
외교관이나 대기업 외국 주재원 등의 고교생 자녀들이 국내 대입 준비를 위해 혼자 또는 어머니와 함께...
"영어 장벽만이 전부는 아니다" 학부모들의 캐나다 문화 이해가 우선…옵션스, 자녀 교육 세미나 개최 한국과 캐나다 두 문화권의 틈바구니에서 자라고 있는 한인 자녀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세미나가 옵션스 이민자 봉사회 주최로 내달 1일 열린다. 6...
박진희씨 건축기금 5만달러 기부의사 밝혀
밴쿠버 한인회는 29일 제 37차 정기총회를 열고 박진희씨를 회장으로 인준...
 221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