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정일, 추가 핵실험 계획 없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10-20 00:00

"금융제재 문제 논의 시 6자 회담 복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북한을 방문했던 탕자쉬안(唐家旋) 중국 국무위원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중국정부가 한국 정부에 20일 통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또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수 있으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지난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추가적인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6자 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할 수 있으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중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 일행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하고 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와 관련, 전날 밤 평양에서 돌아온 탕 국무위원이 이날 베이징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다행히도 이번 평양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김 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 표명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자오싱(李肇星) 중국 외교부장도 “최소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소득이 있었고 모두가 어떻게 하면 6자 회담을 가능한 빨리 재개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지난 9일 북한 핵실험에 이은 2차 핵실험으로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6자회담 재개 등을 향한 새로운 대화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 지도자들과 연쇄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은 6자 회담에 기꺼이 복귀하겠지만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 해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20일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 어떠한 양보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중국은 과거에도 긍정적인 사인을 여러 차례 보내왔으나 실행된 적은 별로 없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자들과 잇따라 만나, 탕 국무위원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북한 핵 문제 해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라이스 장관은 리자오싱 외교부장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유엔 결의의 전면적 이행에 관해 논의했고, 북한이 6자 회담에 무조건 복귀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리자오싱 부장은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 결의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전제, “관련국들은 냉정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 상호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은 이 자리에서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접경지역의 물자왕래를 철저히 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후진타오 주석은 라이스 장관에게 중대한 국제?지역 문제에 중?미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북한 핵 문제가 기로에 서 있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외교와 대화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