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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세여아 살해범 10년만에 체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6-08-17 00:00

용의자는 이웃살던 교사… 한때 부모가 의심받아
▲ 살해된 램지양
 
1996년의 크리스마스 다음날, 콜로라도주의 어린이 미인 대회에서 ‘리틀 미스 콜로라도’로 뽑힌 금발의 깜찍한 여아 존베넷 램지(당시 6세)가 볼더 시의 자기 집 지하실에서 성추행당하고 목이 졸린 시체로 발견됐다. 이후 이 사건은 10년간 수많은 사람을 용의자로 몰며, 최대의 미제(未濟) 살인 사건이 됐다.

범인은 17일 지구 반대쪽 태국에서 잡혔다.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은 17일 태국 경찰과 미 경찰이 존베넷을 살인한 용의자로, 한때 조지아 주에서 이웃에 살았던 전직 교사 존 마크 카(41)를 방콕 시내에서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 체포된 용의자 카
◆검거 과정

카는 교사로 일하려고 말레이시아를 거쳐 지난 6월 6일 방콕에 도착했다. 그는 체포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존베넷을 사랑했고, 납치 과정에서 사고로 죽었다”고 말했다. 카는 존베넷을 납치해 11만8000달러를 받아내려 했으나, 계획이 틀어졌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2004년 ‘누가 존베넷을 죽였는가’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던 미 콜로라도 대학의 한 교수가 지난 수개월 카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카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2~3일 뒤 볼더로 압송되면, 카는 1급 살인·납치·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다.

◆석연찮은 자백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카의 전처(前妻) 로라는 카가 평소에도 존베넷 사건에 관심이 많았고, 사건 당시에는 앨라배마에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존베넷의 아버지 존 램지는 이날 CNN인터뷰에서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는 이날 태국에서 지난 6월 존베넷의 어머니가 죽기 전에 수차례 “많은 일”에 대해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 램지양의 부모인 존 램지 부부가 딸이 피살된 이듬해인 1997년 5월 1일 제보자에게 10만달러의 현상금을 주겠다는 광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램지양의 어머니 팻시(오른쪽)는 지난 6월 암으로 사망했다. /AP
◆유족들이 되려 용의자로 몰려

존베넷은 목이 졸리고, 머리가 흉기에 맞아 두개골이 파열돼 숨졌다. 하지만 경찰의 초등 수사가 엉망이었던 데다가, ▲엄마 팻시도 1977년 미스 웨스트 버지니아주 출신이라는 점 ▲존베넷의 생모(生母) 팻시가 돈많은 사업가 존 램지의 두번째 부인이라는 점 등으로 사건은 엉뚱하게 흘렀다. “외모에만 신경 쓰는 딸과 부모가 자주 다퉜다” “이복오빠가 죽였을 수 있다”는 악성(惡性) 루머가 번졌고, 경찰도 부모를 딸의 살해 용의자 선상에 올렸다. 부모는 언론에 눈물로 결백을 주장했고, 아버지 존 램지는 현상금 10만 달러를 내걸었다.

2003년 존베넷의 속옷에서 제3자의 DNA가 검출되면서, 부모는 수사에서 제외됐다. 어머니 팻시는 지난 6월 난소암으로 숨지기 전, 경찰로부터 “카를 새 용의자로 수사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워싱턴=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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