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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열풍의 이중잣대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07-12 00:00

지난 주말 건설업체 보사(Bosa Properties)가 코퀴틀람 타운센터 일대에 짓기로 한 31층 고층 콘도의 분양 현장. 총 160세대가 건설되는 ‘웨스트우드 빌리지(Westwood Village)’의 1차 분양은 경쟁이 치열해 밤샘줄서기는 물론 새치기 시비와 웃돈 거래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일부에서는 한인들의 ‘부동산 싹쓸이’라거나 ‘투기를 조장한다’는 곱지않은 시선에다 심지어 “가격거품 붕괴직전에 몰려들어 결국 깡통을 차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정도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프다’는 식의 ‘시샘’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왜 그럴까? 잘 알려진 대로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개발되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나 버나비의 콘도를 포함해 많은 지역의 경우, 미국, 중국, 인도계 캐나다인들의 자금이 물량 대부분을 매입했다.

이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듯 바라보면서도 유독 한국인들이 부동산을 산다고 하면 아예 눈에 쌍심지를 켜고 부정적으로만 보는 이중 잣대의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1달에 1만건이상 거래되고 있는 BC주 주택시장에서 한국인들이 매입하는 물량이 도대체 어느 정도길래 ‘투기를 조장’하거나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가를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여기는 것일까? 한인들이 그렇게 막강한 사자 세력으로 등장해 시장마저 왜곡할 우려가 있다면 주류 언론들이 가만 있을 성 싶은가?

10년째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J씨는 “예년에 비해 한인들이 주택구매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에 비해서는 극히 일부이며 부동산시장 붐과 관련해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기는 것은 주류사회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건설업체들은 넘쳐 나는 수요 때문인지 아주 배짱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줄서기는 그나마 공정경쟁이라도 되지만 매진됐다고 발표하고는 나중에 슬쩍 매물을 내 놓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다단계적 수익 구조상 중개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업계는 물량확보를 위해 일반인들 보다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었다. 최근 어렵게 콘도를 구입한 1.5세 H씨는 “서두르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면서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과  1가구 1주택 소유자에게 세제혜택을 주고 있는 정부의 장려정책은 놔두고 투기 운운하는 것은 상대적 소외감을 대신하려는 편협한 시각”이라고 꼬집었다.

BC주는 현재 2010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각종 사회간접시설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주택공급으로 인해 ‘자고 나면 가격이 오른다’고 할 정도로 가격 급등세다. 하지만 넓게 보면 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오름세가 밴쿠버 지역이라고 예외가 아닌 셈이어서 주택은 투자의 한 방안으로 선호되고 있다.

사회적 범죄라는 ‘투기’는 어떤 형태로든 사라져야 하겠지만 이민사회에서 내 집이 갖는 의미는 무시한 채 ‘자산형성의 기회’를 얻으려는 시도조차도 한인사회가 스스로 나서서 불순한 세력으로 모는 태도는 자제되어야 마땅하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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