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最古)의 요리책(cookbook)을 낸 그 귀부인은 시인(poetess)이자 자선가(philanthropist)였다.” 미국 요리 전문 매체 ‘Tasting Table’이 한국 음식 인기를 전하면서 최초의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펴낸 조선시대 정부인(貞夫人) 장계향(張桂香·1598~1680)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146가지 조리법을 채록한(contain 146 recipes) 이 음식 백과서가 여성에 의해 쓰인 동아시아 최초의 요리 필사본(first cooking manuscript)이라고 전했다.

 

1670년 즈음 쓰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은 ‘음식의 맛을 아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훗날 자손들이 ‘閨壼是議方(규곤시의방·부녀자들 안방의 길잡이)’이라는 한자 제목을 붙였다. 이 책에는 면병류(麵餠類) 18종, 어육류 37종, 채소·식품 저장법 20종, 술 양조법 51종, 식초 담그는 법 3종 등을 한글로 수록해놓았다. 개장꼬지·대구껍질 느르미, 곰 발바닥 웅장 조리법, 마른 해삼·전복 손질법 등 온갖 전통 요리법이 망라돼 있다. 다만, 당시는 고추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전이어서 고춧가루(red chili powder) 언급은 없다.

 

경북 안동에서 학자 장흥효의 무남독녀(only daughter)로 태어난 장계향은 어려서부터 총명해(be bright from her very young age) 시문·서화에 뛰어났다(be outstanding in poetry and prose as well as paintings and calligraphic works). 일찍이 열 살을 전후로 ‘학발시(鶴髮詩)’ ‘성인음(聖人吟)’ 등 명시를 내놓아 당대 문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15세 무렵 당시 관습대로 시문·서화는 여자가 할 일이 아니라 해서 중단하고, 일찍 아내를 여읜(bury his wife) 부친의 제자 이시명과 19세 나이에 결혼해 재령 이씨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배움에 대한 갈망(insatiable thirst for learning)이 컸던 그녀는 남자들에게만 가르치던 한글을 어깨너머로 엿보며(peep over their shoulders) 독학으로 공부해(teach herself) 72세 나이에 ‘음식디미방’까지 써냈다. 지(智)와 덕(德)을 겸비한 현모양처(good wife and wise mother)이자 효녀(filial daughter)·효부(devoted daughter-in-law)로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에 비견되는 그녀는 슬하에 6남 2녀를 두었으며, 셋째 아들 이현일이 이조판서에 오르면서 정부인 칭호를 받았다.

 

그녀는 신분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는(break down class barriers) 생각에 하인들도 똑같이 귀한 인간으로 대해줬다(treat her servants as fellow decent human beings). 또 “함께 사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불우한 이웃(less fortunate neighbors)과 나누는 것이 도리”라며 수시로 마을을 다니면서 먹을 것 없는 집을 살피고 다녔다. 자녀들에게는 “너희가 글 잘한다는 소리가 들린다 해도 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착한 행동 했다는 말이 들리면 즐거워하여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가르쳤으며, 노인·과부·고아 등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남모르게 도왔다고 한다.

 

재령 이씨 후손인 작가 이문열은 1997년 소설 ‘선택’에서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국의 여성운동가와 페미니즘을 조명하기도 했다(cast light on them).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https://www.tastingtable.com/1080619/the-noblewoman-behind-koreas-oldest-cookbook/

 

https://www.atlasobscura.com/articles/first-korean-cookbook

 

https://www.yyg.go.kr/toureng/tourist_attraction/theme_village/dudle_village/jang_gyehyang

 

https://en.wikipedia.org/wiki/Jang_Gye-h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