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년 역사를 자랑하는 밴쿠버 한 초등학교의 이름이 변경된다.

 

30일 밴쿠버 교육청은 밴쿠버 웨스트엔드에 위치한 로드 로버츠(Lord Roberts) 엘리멘터리 스쿨의 개명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안건을 추진했던 로이스 챈-페들리(Chan-Pedley) 교육위원은 “이 학교에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는 증거는 분명했다”며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어떠한 과정이 펼쳐질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1901년에 개교한 로드 로버츠 엘리멘터리 스쿨의 이름은 1899년 남아프리카에서 발발한 보어전쟁에서 영국군을 승리로 이끈 프레데릭 로버츠 육군 원수의 이름에서 따왔다.

 

로버츠는 영국 입장에서 훌륭한 군인이었을 수 있어도, 인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위 장교로 복무를 하던 당시 그 지역 원주민을 위한 강제 수용소를 운영했고, 남아공 전쟁 당시 농장과 집을 불에 태우는 등 논란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밴쿠버 학부모 자문위원회는 지난 2019년을 시작으로 로드 로버츠 엘리멘터리 스쿨을 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고, 결국 교육청도 이에 동의했다.

 

한편 밴쿠버 교육청은 지난해에도 이스트 밴쿠버에 위치한 매튜 베그비 경(Sir Matthew Begbie) 엘리멘터리 스쿨이 머스퀴엄 원주민어로 ‘일출’을 뜻하는 ‘wek̓ʷan̓əs tə syaqʷəm’로 개명한 바 있다. 매튜 베그비는 지난 1864년 5명의 원주민에게 잘못된 사형 선고를 내린 판사였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사진= 학교 이름이 변경될 로드 로버츠 엘리멘터리 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