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여파로 올해 미국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ACT의 평균 점수가 3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12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CT 주관사는 2022년도 ACT 수험생 평균 점수가 36점 만점에 19.8점으로, 1991년 이후 처음으로 20점 아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평균 점수는 5년 연속 하락 추세이며, 지난해에는 20.3점이었다. 재닛 고드윈 ACT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 유행이 미국 교육의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악화시켜 시험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며 “모든 과목에서 대학 입학 기준에 미달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ACT 응시생 42%가 영어·수학·읽기·과학 등 4과목에서 모두 ‘대학 1학년 수학 능력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전년도에는 38%였다. 최소 3과목에서 이 기준을 넘은 응시생은 32%에 그쳤다. 로즈 배빙턴 ACT 상무는 시골이나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이 고교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 유행 이후 이러한 현상이 더욱 만연해졌다고 분석했다.

대입 표준시험인 ACT나 SAT 성적 대신 고교 내신 성적과 학업 성취도, 교내 활동 등을 신입생 선발 기준으로 삼는 대학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ACT 응시생은 2018년 190만명에서 올해 130만명으로 줄었다. SAT 평균 점수(1600점 만점)는 지난해 1060점에서, 올해 1050점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