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요즘 대학 등록금 때문에 소란스럽다. 사립대 등록금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싸다고 한다. 캐나다는 어떨까?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캐나다도 매년마다 학비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많은 학생들이 평균 3만달러에 달하는 학자금 대출빚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캐나다학생연맹(Canadian Federation of Students: 이하CFS)은 지난해 9월 “캐나다 국내 공립 대학과 칼리지 대부분이 운영예산 중 약 50%를 민간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OECD보고서가 나왔다”며 학비 인상의 원인을 언급했다. BC주의 경우는 주집권당이 바뀌면서 등록금 동결이 풀린 이후 9년째 연간  2% 이상 오르고 있어 학생들의 원성이 높다.

캐나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0/2011년도 등록금 통계를 보면 캐나다 대학에 풀타임으로 재학 중인 학부생(국내 거주자 기준)의 평균 연간 등록금은 5138달러다. 2009/2010년도와 비교하면 물가상승률(1.8%)보다도 2배 이상 높은 4%가 올랐다. 대학원생은 6.6% 오른 5282달러, 유학생 평균 학비는 지난해보다 5.2% 오른 1만6768달러였다.

등록금은 학과와 학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전국적으로 학비가 가장 많이 오른 학부과정은 건축학과(+6.5%), 법학과(+5.7%), 치의예과(+5.6%), 공학과(+5.5%), 약학과(+5.3%) 순으로 나타났다.


<▲ 캐나다학생연맹이 학비 인하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CFS)>


같은 해, BC주 대학교 학부 등록금은 1년 전보다 2%가 오른 4802달러로 조사됐다. 캐나다에서 가장 학비가 낮은 퀘벡주(2415달러)와 비교하면 2배가 높다. 2010/2011년도에는  뉴펀들랜드주(2624달러)와 뉴브런즈윅주(5516달러)가 학비를 동결했고, 노바스코샤주(-4.5%)는 오히려 학비를 내렸다. 그 외 모든 주에서 1.5%~5.4%의 학비 인상이 있었으며, 가장 많이 학비가 오른 주는 온타리오주(6307달러, +5.4%)였다.

UBC 수업료를 보면 문과는 연간 4608달러(유학생 2만1963달러), 공과는 5903달러(유학생 2만1963달러), 경영학과 7283달러(유학생 2만6249달러), 이과는 5069달러(유학생 2만4159달러)다. 학생보험, 학생회 진흥비 등의 명목으로 추가 등록금이 700~900달러 정도 들고 1250~2500달러의 책 값이 따로 들어간다.  SFU는 1년에 10과목을 들었을 경우, 약 5300달러 수업료에 책 값과 추가 등록금을 합쳐 2300달러 정도가  든다.

캐나다학생연맹 BC주 지부는 “대학 교육을 받는 것은 수만명의 가족에게 빚으로 형량을 주는 것과 같다”며 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학비 인상에 강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반값 등록금’을 외치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발이다. 캐나다학생연맹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은 BC주 대학 졸업생 1인당 빚은 2만7000달러에 달하며 10년 상환기간을 기준으로 이자까지 합하면 3만4000달러가 될 것으로 계산했다.

등록금이 비싸다보니 캐나다 부모들은 일찍부터 자녀 대학 등록금을 위한 저축을 시작한다. 올해 초 실시된 설문 결과를 보면 18세 이하 자녀를 둔 캐나다 학부모의 최우선 저축 목적은 ‘자녀 대학 학비 마련’인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학부모라도 “노후자금보다 자녀 학비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저축한다”는 비율이 그 반대의 비율보다 더 높았다.

연소득 12만달러 이상인 부모 중 83%가 자녀의 대학 교육 학비를 따로 저축하고 있었다. 소득 구간이 내려갈 때마다 이 비율은 점차 낮아졌지만, 가장 낮은 소득 구간인 3만2000달러 미만 소득 부모들도 2명 중 1명( 48%)이 자녀 대학 등록금 명목으로 저축을 한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이 있는 코퀴틀람 거주자 K씨는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매월마다 일정 금액을 대학 등록금으로 저축하고 있다”며 “매년 오르는 학비와 고학력이 필요한 요즘 시대에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