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이란 핵 시설 공습(airstrike on Iranian nuclear facilities)에 사용한 ‘벙커버스터’(GBU-57)의 제원(specifications)을 전체 길이(overall length) 20.5 피트, 지름(diameter) 31.5인치, 총중량(total weight) 3만파운드, 관통력(penetration capability)은 제곱인치당(per square inch) 5000파운드 압축 강도 콘크리트 기준 200피트라고 밝혔다. 미터법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수치들을 한눈에 가늠하기(comprehend the figures at a glance) 어렵다. 길이 6.25m, 지름 0.8m, 총중량 1만3608㎏, 관통력은 352kg/㎠ 콘크리트 기준 61m라는 얘기다.

 

미국은 왜 미터법을 쓰지 않는 걸까. 미국의 관습 단위(customary unit)는 1824년 대영제국의 도량형법(Weights and Measures Act)으로 표준화된 ‘Imperial System’과 혼동하기 쉽지만, 일부 단위 크기와 기준이 다르다.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관습 단위를 사용해왔고, 영국이 ‘임피리얼 시스템’을 공식 도입한 이후에도 기존 방식을 고수했다(adhere to the existing system).

 

그렇다고 미터법을 전혀 쓰지 않는 건 아니다. 의학, 식음료, 스포츠, 과학, 자동차, 전자제품 등 산업 분야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체 측정 단위의 약 50%는 미터법으로 전환됐다고(be converted to the metric system) 한다.

 

그런데도 공식 단위로 채택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CNN에 따르면, 19~20세기 미국 산업계가 가장 큰 걸림돌(primary obstacle)이었다. 이미 산업계와 사회 전반에 관습 단위가 깊이 뿌리내린(be deeply entrenched) 상황에서, 모든 설비·규격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과 혼란을 감당할(cope with the expenses and confusion) 수 없다는 반발이 컸다. 1975년 의회가 ‘미터법 전환법’을 의결했으나, 의무적이 아닌 자율 전환(voluntary rather than mandatory conversion)에 그쳐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지(bring about substantial change) 못했다.

 

연방제 국가(federal nation)여서 중앙정부(central government)가 일률 적용할(enforce a uniform application) 수 없는 한계도 있었다. 세계 최대 강국이라는 자부심은 “굳이 바꿀 필요 없다”는 여론을 키웠다(fuel public opinion). 다른 나라들은 국제 무역을 위해 미터법을 받아들였지만, 딱히 얻을 것 없던(have little to gain) 미국은 오히려 자국 단위를 세계에 강요하려 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 라이베리아, 미얀마 3국뿐이다. 그나마 다른 두 나라는 미터법 공식 채택을 추진 중이어서 결국엔 미국만 남게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끝까지 자국의 관습 단위를 고수할까. 교육, 과학, 첨단 산업 분야에선 미터법이 계속 확산되겠지만, 공식적·전면적 전환은 단기간 내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seem improbable in the near future). 관건은 의회가 주도하는 정치적 결단 여부에 달려 있다(hinge on a political decision).

 

[영문 참조자료 사이트]

 

https://edition.cnn.com/interactive/2015/07/us/metric-road-american-story/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history/article/metric-system-imperial-measurement-history-us-america

 

https://www.nist.gov/news-events/news/2024/06/reason-us-doesnt-use-metric-system

 

https://www.smithsonianmag.com/smart-news/america-has-been-struggling-metric-system-almost-230-years-180964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