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UBC AMS(Alma Mater Society) 총선거가 지난 3월 1일부터 5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AMS는 4만7000명에 달하는 UBC 학부생과 대학원생 그리고 동창생을 대표하는 학생회로, 매년 약 30만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고 학생 복지를 위해 중요한 활동을 한다.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이나 필요한 시설 등을 학교에 건의하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AMS의 운영은 학생들의 대학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MS 총선거에서는 감사 이사회 및 학교신문 발행국(Ubyssey Board of Directors), 범죄 피해 발생 시 지원 활동을 하는 비영리 학생회(Student Legal Fund Society), 학무관계 학생 평의원(UBC Student Senators at Large), 대학 행정위원회 학생 대표(UBC Board of Governors Student Representatives), 그리고 AMS 집행위원회(AMS Executive)의 임원을 선출한다. 이 중에서도 위원장과 네 명의 부위원장을 선출하는 AMS 집행위원회 선거는, AMS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큰 주목을 받는다.

 

특히 이번 총선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실시됐고, 올 9월 대학 정상화를 대비하기 위한 여러 사안이 거론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막중한 책임감과 온라인 선거 활동의 어려움 때문인지 지난 2월에 완료됐던 후보자 등록에서는, AMS 집행위원회의 위원장 자리와 4개의 부위원장 자리 중 세 자리는 단독 후보만이 등록했다.

 

이런 경우에는 단독 후보에 대한 신임 투표가 실시되는데,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하지 않으면 재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러나 재선거가 실시된 경우가 드물었고, 후보로서 공약을 발표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하더라도 경쟁 상대가 없기 때문에 발탁 과정이 덜 치열하게 진행된다.

 

또한 학생 입장에서도, 어느 후보의 공약이 더 옳고 자신들의 생각과 복지를 대변할 수 있는지 판단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대학교의 발전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2020년도 AMS 위원장이었던 콜 에반스(Evans)는 올해 선거에도 단독으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에반스 위원장은 기후변화 대책과 원주민 지원과 같은 공약과 더불어 UBC의 모든 학생과 교직원의 신속한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접종이 포함된 팬데믹과 관련된 정책들도 강조했다.

 

또한 학생들의 대학 복귀에 발맞춘 AMS의 활동 계획을 수립하고,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신임을 받게 된 에반스 위원장이 앞으로 어떻게 공약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외부 부위원장 (AMS Vice President External Affairs)으로 당선된 사드 쇼엡(Shoaib)은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대학 당국뿐만 아니라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공약으로 투명성(Transparency)과 책임(Accountability)을 내세웠던 쇼엡 부위원장은 당선 소감을 밝힌하늬바람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AMS는 각종 현안과 예산지출에 대한 방대한 자료만 공개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며 “대외부의 활동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학생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연방 학자금 대출 이자를 없애고, 여름 일자리를 위한 정부 투자를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국제학생들이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이들에 대한 복지도 향상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학비 인상의 상한을 주정부가 정함으로써 국제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학비인상에 대한 불안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했다.

 




매리 간(Gan)은 재정부 부위원장(AMS Vice President Finance)으로 당선됐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AMS 재정과 관련된 일을 한 덕분에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작년에 준 부위원장으로 정신 건강 보험의 적용 한도를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대폭 늘리는 것을 성공한 바 있다.

 

간 부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정신 건강 지원 서비스를 더욱 저렴하게 제공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학생들의 지지를 받았다.

 

또한 그는 인터뷰에서 동아리의 재무 관리 담당 임원들을 위한 Canvas learning hub을 만들어 재무 관리 방법과 AMS 재무 시스템을 손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이와 동시에 AMS 예산과 재무 문서를 간단한 인포그래픽이나 비디오로 만들어 공개하여 투명성을 향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행정부 부위원장(AMS Vice President Administration)으로 당선된 로렌 벤슨(Benson)은 학생들과 AMS 사이의 단절됐던 소통의 회복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의 선거 운동 홈페이지에는 후보자 중 유일하게 음성 낭독 기능도 있는 등,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도가 돋보였다.

 

기자와 인터뷰에서 그는 단절된 소통을 회복하기 위해 제일 먼저 AMS의 SNS 계정을 통해 주기적으로 현재 AMS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를 알리는 동시에, 모든 동아리를 대상으로 하는 코로나19 회복 지원 혜택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캠퍼스 경험을 잃어버린 지금의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신입생 이벤트를 준비해 서로 교류하는 기회를 넓히겠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거는 코로나19에 관련한 경제적 지원 공약이 많았음에도 투표율은 전체 유권자의 10%에도 못 미치는 6.9%로 매우 저조했다. 총 투표수는 4233표로, 작년과 비교하면 4.7%나 하락했다.

 

저조한 투표율은 전체 학생의 25%나 되는 국제학생들의 상당수가 본국에 돌아가 있다는 점과 1년에 걸쳐 진행되는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늬바람의 인터뷰에 응해준 AMS 임원들은 낮은 투표율의 개선 방안으로 SNS를 더욱 활발하게 이용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선거를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포그래픽 등을 사용해 선거 정보와 AMS 운영 체계를 보다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학생들의 이해와 참여를 모으는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평의원 선거 출마를 했다가 아쉽게 낙선한 3학년 학생인 엠마뉴엘 캔티어(Cantier)는 1학년 학생들에게 AMS가 어떤 일을 하고 학생들의 생활과 얼마나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1학년은 학교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오리엔테이션을 할 때 기숙사를 방문해 더욱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친분을 쌓는 것이 AMS를 알리는 데에 있어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AMS 선거는 학생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앞으로 많은 학생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 그런 계기와 바람을 불러일으키도록 올해 새로이 선출된 모든 임원이 활발하게 활동해 주기를 기대한다.

 

UBC K.I.S.S. 10.5기 하늬바람 학생기자단

서긴나 인턴기자 kinna.suh@gmail.com

사진출처=AMS of UBC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