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3일 0시 만료되는(expire)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연장하지(extend) 않을 경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닥칠 수 있다고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경고했다. 여러 악재(unfavorable factor)가 동시에 발생하는(happen at the same time) 극도로 심각한 상황(extremely serious situation)이 올 수 있다는 말을 그리 표현한 것이다.

'perfect storm'의 문헌상 가장 오랜 기록은 1847년 영국 작가 윌리엄 새커리의 소설 'Vanity Fair'에 남아 있다. 당시 소설에선 현재의 은유적 표현(metaphorical expression)이 아니라 단순히 'absolute' 또는 'complete'의 뜻으로 쓰였다. 기상학적 의미(meteorological sense)로 처음 사용된 것은 1936년 미 텍사스주의 '포트 아서 뉴스'라는 매체의 보도를 통해서였다. 당시 발생한 풍수해(storm and flood disaster)를 설명하면서 "열대성 저기압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결과"라며 'perfect storm'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금과 같은 은유법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미국 언론인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정거가 출간한 논픽션 'The Perfect Storm'과 2000년 개봉된 같은 이름의 영화를 통해서였다. 1991년 10월 31일 미국 북동부 글라우스터라는 항구도시에서 한 어선이 열악한 기상 조건을 무릅쓰고(in the teeth of poor weather conditions)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실종돼 선원이 전원 사망한 실화(true story)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정거의 취재 대상이었던 국립기상청 보스턴지국의 밥 케이스 부국장은 당시 악천후가 세 가지 다른 날씨 관련 현상의 융합(confluence of three different weather-related phenomena)으로 발생했다고 증언했다. 저기압층의 따뜻한 공기(warm air from a low-pressure system), 고기압에 의해 생성된 차고 건조한 흐름, 허리케인 그레이스가 몰고 온 열대성 습기(tropical moisture)가 동시에 합류해 엄청난 폭풍우를 생성하는 'perfect situation'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정거는 이 대목에서 그가 말한 'perfect'라는 단어에 주목해 'perfect storm'이라는 표현을 만들어냈고, 결국 책 제목으로 삼았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 각색(film adaptation)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이 표현은 여러 상황의 이례적으로 희귀한 조합에 의해 급격하게 악화되는(be aggravated drastically by an exceptionally rare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경우를 의미하게 됐다. 또 '최악의 시나리오'와 거의 같은 뜻을 갖는(be nearly synonymous with 'worst-case scenario') 용어로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측에서 한국에 'perfect storm' 운운한 것은 한·미 동맹, 방위비 분담금, 자동차·철강 관세, 북미 협상 등 여러 문제가 희귀하게 얽히고설켜 엄청나게 위태로운 상황을 초래하는(lead to an unusually precarious situation)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en.wikipedia.org/wiki/Perfect_storm

☞ https://grammarist.com/usage/perfect-storm/

☞ https://www.quora.com/What-is-the-origin-of-the-term-perfect-storm-to-describe-unusually-bad-things-happening

☞ https://dictionary.cambridge.org/dictionary/english/perfect-st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