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26이 개최됐다. 이에 하늬바람 기자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총회인 COP의 주요 쟁점과 체결된 기후조약에 따른 UBC의 친환경 정책에 대해 알아보았다.

 




COP은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의사결정기구로 매년 당사국들이 기후협약을 효과적으로 이행하는지 검토하고, 더 나은 자연환경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행정적 결정을 한다. 당사국총회는 코로나19로 회의가 열리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하고 199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는 제26회를 맞이했다. 

 

이번 COP에는 197개 당사국 정부대표단을 포함한 산업계, 시민단체, 연구기관 등 약 4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UBC도 지난 몇 달간 COP26에 참가할 대표단을 모집해 약 70명이 지원했고, 이중 학생 3명 포함 총 8명을 선발했다.

 

UBC는 지난 2019년부터 2년 연속 ‘기후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대학’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에는 UN이 지원하는 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 서명하면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투자하는 첫 번째 캐나다 대학교가 되었다. 때문에 UBC의 COP26 이후 행보는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UBC지적한 COP26주요쟁점

 

UBC의 환경 정책을 알아보기 전, 하늬바람 기자단은 COP26의 주요 쟁점에 대해 알아보았다.

 

첫째, 이번 총회에서는 ‘글래스고 기후조약(Glasgow Climate Pact)’이 타결됐는데, 발표된 합의문에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과 화석연료 지원금 중단을 위한 노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2040년까지 전 세계가 석탄을 퇴출하겠다는 초기 목표에서 후퇴한 것이며, 가장 큰 요인은 산업화로 경제상승 중인 중국과 인도의 저항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석탄의 ‘발전 중단’ 상태에서 ‘단계적 감축'으로 하향된 것이다. 이것은 일부 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해 당장 심각한 상황에 놓인 피지, 버뮤다와 같은 도서국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합의안으로, 1700년대부터 현재 진행중인 산업혁명이 불러일으킨 지구위기를 다시 한번 반복하는 셈이다.

 

둘째, 이번 기후조약은 2015년 ‘파리 협정(The Paris Agreement)’에서 제정된 목표 온도차인 1.5도로 유지했다. 이에 일부 과학자들은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가 아니라 ‘감축’이 된 이상 10년 안에 이산화 탄소 배출을 45% 감소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폴란드, 베트남, 칠레 등 석탄 소비국을 포함한 40여 개국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중단하자는 합의를 도출했으나,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석탄 소비국들이 대거 동참하지 않아 이번 기후조약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이번 COP의 최대 성과 중 하나는 '파리협정 세부이행규칙(Paris Rulebook)'을 완성한 것이다. 이는 국가 간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명하고 통일된 국제 규범을 세워주는 것으로, 탄소배출권 감축분이 거래국 양쪽에 모두 반영되는 ‘이중계상’을 방지하는 규칙이다.

 

또한 미국과 EU를 포함한 105개국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기준 30% 감소하겠다는 ‘글로벌 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발표했다. 추가적으로 캐나다, 러시아, 미국 등 전 세계 숲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105개국 정상들은 '산림·토지 이용 선언(Declaration on Forests and Land Use)'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중단하고 토양 회복에 힘쓰겠다고 합의했다.

 


UBC COP26 대표단의 줌미팅 모습

실망스러운 COP26성과

 

그러나 2년 만에 열린 COP의 부족한 성과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빗발치고 있다.

 

UBC 대표단 또한 COP26 이후 여러 환경행사에서 총회에 대한 아쉬움을 적극적으로 표하고 있다. 11월 17일 UBC Environmental Policy Association이 주최한 온라인 웨비나에서 UBC 대표단이었던 맥스 코헨(Cohen, 지리학과 박사 과정)과 테미토페 오니페이드(Onofade, 법학과 박사 과정)는 캐나다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 언급했다.

 

코헨은 “원주민들의 문제에 캐나다가 적극적으로 앞장설 줄 알았지만 COP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달성된 목표가 거의 없었고, 행사의 마지막 며칠은 굉장히 우울한 분위기였다”고 실망스러움을 전했다.

 

또한 오니페이드는 “글래스고 기후조약에는 각국이 기후자금을 어떻게 모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정도 없이 목표를 설정하고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말만 하는 것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COP26 기간 중 11월 5일, UBC의 산타 오노 총장은 “UBC는 2020년부터 무석탄, 또는 저탄소 운영을 위해 약 2억 1400만 달러를 투자해온 결과, 2015년 파리협정 이후 UBC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63%나 감축할 수 있었고 화석연료회사 투자금 또한 완전히 철회하기로 약속했다”며 “UBC는 기존에 있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에서 15년이나 앞당겨진 2035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COP26에 참가한 엘리 오튼-스트롤츠 학생 (출처=본인제공)
 

영향력 있는 정책을 기대하던 UBC 학생들은 발표된 기획안의 미비한 역할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이에 하늬바람 기자단은 기후 행동에 앞장서는 UBC 학생들의 구체적인 바람을 듣기 위해 써리 지역 단체 대표로 COP26에 참여한 UBC 환경과학과 학생 엘리 오튼-스트롤츠(Auton-Storlz) 양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UBC 환경과학과 학생으로서 COP26대한 기대가 컸을 텐데?

 

우선, 이번 COP의 주요 테마가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였던 만큼, 회의 곳곳에 청년들의 의견이 조명될 것을 기대했다. COP26 내내 또래 참석자들과 단합하고 활동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유명한 청년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조차 COP에 초대되지 않는 등, 청년 참가율이 저조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캐나다 원주민들과 지구 남부(Global South) 쪽 문제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도 않았을뿐더러 화석연료 회사 소속 로비스트 500명이 상당 수의 참석자 자리를 차지해, 원주민과 남부 측 대표단의 발언조차 조명받지 않아 매우 유감이다.

 

COP26통해 UBC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학생들이 환경 문제에 관해 책임감 있는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대학 교육기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는 미래세대가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환경 보존 수업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수업들이 의무화되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해 UBC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지식을 쌓고 관심을 가지며 한 소비자로서 친환경적 선택을 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니, 다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희망을 가지고 녹색 미래를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이처럼 UBC를 포함한 전 세계의 학생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더 나은 녹색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마지막 희망'이라 불리는 COP26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가지고 한마음으로 작은 행동부터 실천하길 바라며, 다음 27차 COP에서는 개선된 총회와 영향력 있는 정책들을 기대해 볼 수 있길 기원한다.

 

UBC K.I.S.S. 11기 하늬바람 학생기자단

박경서 인턴기자 elysia2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