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 오차드 커먼스 기숙사



대학생으로서 처음 맞는 겨울방학이 다가오고 있지만, UBC 기숙사에 거주하는 신입생에게 방학은 그다지 달갑지가 않다.

 

지난 10월 UBC는 캠퍼스 내 일부 기숙사 건물은 겨울방학 기간인 오는 12월 23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폐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폐쇄조치에 해당되는 곳은 오차드 커먼스(Orchard Commons), 플레이스 배니어(Place Vanier), 토템 파크(Totem Park) 등, 모두 신입생 전용 기숙사다.

 

이에 따라 밴쿠버에 가족이 살고 있지 않거나,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갈 형편이 되지 않는 UBC 신입생들은 약 2주 반의 겨울방학 기간 어쩔 수 없이 기숙사를 나와서, 새로운 숙소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부담이다. 신입생 전용 기숙사인 토템 파크(Totem Park)에 거주 중인 한 1학년 학생은 “밴쿠버에서는 학교와 기숙사 말고는 알고 있는 곳이 없는데, 2주 반 동안 숙소를 새로 찾는 것은 너무 어렵다”며 “물가가 비싼 밴쿠버에서 지낼 호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잡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학 기간 학식도 한정적으로 제공된다는 것 또한 문제다. 현재 UBC는 1학년 학생 개인의 UBC 카드에 일정한 돈을 충전하게 해 캠퍼스 내 지정된 여러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형식의 밀 플랜(Meal Plan) 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UBC 토템파크 기숙사

이 밀 플랜은 캠퍼스 내의 스타벅스나 써브웨이와 같은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플렉스 달러(Flex dollar)와 기숙사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밀 플랜 달러(Meal plan dollar)로 구분된다. 그중 밀 플랜 달러는 오픈 키친(Open Kitchen), 피스트(Feast) 등 기숙사 내에 위치한 학생 식당에서 대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신입생들은 기숙사 내에 위치한 식당의 경우, 일반 학생보다 25% 할인된 금액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에 많은 신입생들은 이 식당을 애용하고 있다. 그러나 겨울 방학 기간 이 밀 플랜을 이용할 수 있는 3개의 식당이 휴무에 들어갈 예정이면서, 신입생들의 끼니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차드 커먼스 기숙사에 거주하는 한 학생은 “유학생으로서 용돈이 한정적인 상황에서도, 기숙사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밀 플랜 달러 덕분에 나와 같은 신입생들은 용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학 기간에는 밀 플랜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고 캠퍼스 외부에 있는 식당의 식사비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겨울 방학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많아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우려에, 학교 측은 방학 기간을 가족과 시간을 보낼 2학년 이상 학생들이 기숙사 방을 신입생에게 임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숙사에 거주하는 2학년 이상 학생들이 만약 겨울 방학 중에 방을 비우게 된다면, 방 임대 계약서를 작성해 1학년 학생들에게 임시로 방을 빌려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방학 기간 동안 방을 비우는 학생들의 숫자도 적을뿐더러, 짧은 기간이더라도 개인의 공간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가 큰 것이 사실이다.  2학년 기숙사인 페어뷰 크레센트(Fairview Crescent)에 거주 중인 윤 모 학생은 “방학을 가족과 함께 보낼 예정이라서 기숙사 방을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누군가 내 방에 들어와 몇 주간 지내는 것은 좀 찝찝하다”며 “학교 측은 고학년 학생이 방을 빌려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년 학생들과 같은 기숙사 비용을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1학년 학생들은 신입생 기숙사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한 학기 동안 지내온 방에서 나가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이들의 답답함은 커져만 가고 있다.

 

겨울방학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오갈 곳이 없어진 신입생들을 위해 UBC는 비현실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실현 가능한 대책을 발 빠르게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UBC K.I.S.S. 11기 하늬바람 학생기자단

양하영 인턴기자 yanghayoung15@gmail.com

사진출처=UBC Student Hous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