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지원 시기가 성큼 다가왔다. 어떤 대학의 어느 학과로 진학할지 선택하는 이 시기에 학생들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 압박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향후 어떤 분야의 학문을 깊게 공부할지, 더불어 졸업 이후 진로를 어떻게 설계해 나갈지에 대한 선택이 앞으로 남은 평생의 삶 동안 ‘무엇’을 하며 살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예비 대학생들이 효과적으로 각자 자신에게 맞는 학과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 전문가들이 지난 8일 현지 언론을 통해 몇 가지 간단한 조언을 제시했다.

◆ 시간의 역순으로 탐색 및 방향 설정하기

오타와 칼튼대학교의 학부생 모집부 스탠리 필리프(Philippe)는 방대한 전공 탐색의 범주를 효율적으로 좁혀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거꾸로 탐색하기’를 소개했다.

필리프는 “수많은 학과와 전공을 살펴보기 전에 최종적으로 목표하고자 하는 직업을 먼저 고른 다음 그 특정한 직업을 갖기 위한 자격요건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학부 때 어떤 전공을 택하고 어떤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지 등 시간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오며 필요한 부분을 체크하면 전공 및 학교 선택에 있어 자료조사와 결정이 훨씬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 경험을 통한 계획세우기

캘거리 '카이젠 교육 컨설턴트(Kaizen Education Services)’의 웨인 밥로스키(Bobrosky) 대학교육감독이 대학 진학 설계를 돕는 학생들을 상대로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지금 고등학교에서 가장 흥미를 느끼는 과목이 무엇인가’다. 현재 재미를 느끼는 과목은 종종 그 학생의 관심 분야를 보여주고, 나아가 대학과 커리어에서 어떤 분야가 적성에 맞을지도 반영하기 때문이다.

밥로스키 감독은 “본인이 직접 흥미를 경험했던 과목을 파악하는 게 무수히 많은 대학 전공들 사이에서 길을 찾는 첫 단계”라며 “흥미·적성검사와 같은 툴을 활용하는 것 또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조언했다.

◆ ‘결정도 책임도 스스로’… 주인의식 가지기

예비 대학생들은 부모나 친구들, 혹은 멘토로부터 특정한 전공과 진로를 선택하도록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공과 커리어는 평생의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문제며, 다른 누군가의 요구나 희망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 도저히 본인과 맞지 않아 번복하려고 한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허비한 채 먼 길을 되돌아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스스로 원하는 분야가 맞는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

밥로스키 감독은 “해당 학생이 그 학업을 수행하고 진로를 걸어갈 장본인이기 때문에 결정권과 책임 또한 그 학생에게 있어야 한다”며 “학부모는 전공 선택부터 커리어로 뻗어나가는 전체 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응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결(undeclared)’ 전공 입학 활용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우선 입학해 대학생활을 하며 전공을 결정할 수 있는 ‘미결(undeclared)’ 입학에 대해 근거 없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는 경향이 종종 있으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적합한 전공 선택의 방법으로 이를 권장하고 있다.

빅토리아 대학의 제시카 모로우(Morrow) 학생모집담당은 “미결 입학은 전공을 특별히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학년을 이수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특정한 전공에 완전히 전념하기 전 다양한 과목을 경험하고 본인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모로우는 또한 “1학년 때 수강하는 과목들은 대개 교양과목이나 공통 필수과목들로, 전공 선택 이후에도 전공 필수 과목이나 선택 과목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오해하듯 1학년 때 미결 전공으로 수강한다고 해서 시간이나 학비를 낭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대학교에 직접 문의하기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교에 직접 연락해 자문을 구하는 방법은 언뜻 뻔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필리프는 “대학들은 학생들 및 학부모에게 입학 지원 절차를 정확히 안내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거친 스태프를 고용한다”며 “이 스태프들은 해당 학교의 학부, 기숙사, 심지어는 교내 식당 음식이 어떠한지까지 그 대학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세세히 알고 있으니, 그 전문 지식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김수진 기자 ksj@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