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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새학기가 시작된 가운데 캐나다 학교 내 괴롭힘 사례가 늘고,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도 많아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동 권리 옹호 단체인 ‘칠드런 퍼스트 캐나다(Children First Canada)’가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12~17세 사이 청소년의 71%가 지난 1년간 교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 괴롭힘을 경험한 청소년은 25%에 달했고, 58%는 학교에서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목격했으며, 14%는 직접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의 71%가 괴롭힘 예방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학생 중에서는 단 25%만이 학교에서 교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칠드런 퍼스트 캐나다의 사라 오스틴 CEO는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부모, 교육자, 지역사회 리더, 기업, 청소년 자신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캐나다 청소년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10가지 요인을 선정했다. 현재 아동 및 청소년의 안전과 복지를 위협하는 주요 문제는 ▲예방 가능한 사고 ▲정신 건강 문제 ▲아동 학대 및 폭력 ▲빈곤 ▲백신 예방 질병 ▲체계적 인종차별 및 차별 ▲영아 사망률 ▲괴롭힘 ▲신체 활동 부족 ▲기후 변화 등이 꼽혔다.

 

2024년 말 기준, 약 140만 명(빈곤율 13.4%)의 아동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한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은 15세 이전에 신체적·정신적 학대나 방임을 경험했으며, 12~17세 청소년 중 약 25%는 불안, 우울증, ADHD 등의 정신 장애를 겪은 적이 있었다. 온라인 성적 착취 사례도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35% 이상 증가했다.

 

신체 활동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5~17세 중 하루 권장량인 6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 활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단 39%에 불과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칠드런 퍼스트 캐나다는 아동 권리 옹호를 위한 구체적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연방 정부에 ▲아동청소년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아동·청소년 전략 수립, ▲아동 예산 책정, ▲아동 권리 교육 확대 및 정책 결정 과정에 청소년 참여 보장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모든 캐나다인이 아동을 보호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