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돌풍을 일으킨 캐나다의 겁없는 10대 여자 프로테니스 선수 비안카 안드리에스쿠가 마침내 첫 WTA 타이틀을 따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18세의 온타리오 밋시사가 출신 안드리에스쿠(Bianca Andreescu)는 17일 미국에서 열린 BNP 파리바스 오픈 결승전에서 전 랭킹 1위 독일의 앙겔리케 케르베르를 6-4, 3-6, 6-4로 꺾고 와일드카드로는 처음으로 이 대회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세계여자테니스협회(Women's Tennis Association, WTA) 첫 우승 트로피를 안은 안드리에스쿠는 "나의 엄마는 늘 내게 열심히 하고 꿈을 크게 가지면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지난 몇년 동안 내가 한 일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 꿈이 현실로 돼 너무 기쁘다"고 코트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루마니아에서 이민한 엔지니어 아버지와 투자회사 CFO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잠시 루마니아로 돌아가 테니스를 시작했다가 캐나다에서 프로로 전향했다.


안드리에스쿠는 올 시즌 31매치 중 28 경기를 이겼다. 그녀는 이번 대회에 씨드를 배정받지 않은 와일드카드였으며 이날 우승으로 세계 랭킹 24위에 올랐다.


캐나다 신예에게 무릎을 꿇은 케르베르는 "비안카의 믿을 수 없는 토너먼트에 축하를 보낸다. 그녀의 경기는 놀라웠고 타이틀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고 칭찬했다.


안드리에스쿠는 우승 상금으로 1백35만4천달러를 받았으며 테니스의 전설 호주 롸드 레이버(Rod Laver, 81)로부터 트위터 찬사도 받았다. 그는 "스타 탄생이다. 축하한다. 그대는 놀라운 투사이다"라고 멧시지를 보냈다.


비안카 안드리에스쿠는 지난해 20세로 거의 무명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해이티계 일본인 나오미 오사카(Naomi Osaka)의 2019년판 신데렐라 스토리 주인공이란 얘기를 듣는다.


오사카도 이 대회를 우승한 뒤 미국과 호주 WTA 타이틀 3개를 더 따내고 지난 1월 세계 랭킹 1위가 됐다.     


안드리에스쿠는 이날 개시 셋트를 이기는 데 40분 정도가 걸렸다. 둘 다 써브가 좋지 않아 첫번째 써브 성공률이 안드리에스쿠는 60%, 케르베르는 67%였으나 안드리에스쿠는 두번째 써브에 모든 점수를 따는 집중력으로 31세의 노장 케르베르를 따돌렸다.


케르베르는 그랜드슬램을 3번 달성한 독일의 강호이며 2016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현재는 6위이다.
제2세트를 공격적인 케르베르에게 3-6 완패로 내준 안드리에스쿠는 제 3세트에서 브레이크 때 코치 씰베인 브루노(Sylvain Bruneau)에게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등 위기를 겪었으나 응급치료 후 3-3 타이를 깨면서 승기를 잡고 6-4로 마무리했다.


그녀는 게임이 끝나자 코트 지면에 입맞춤을 하고 벌렁 누웠다. 관중들은 이 신데렐라에게 열렬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난 그저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내게 그 어떤 것도 당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주엔 무엇이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난 그저 이것을 맛보고 싶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