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에 볼만한 공연]

이번 주말부터 메트로밴쿠버 초∙중∙고등학교가 일제히 약 2주 간의 겨울방학을 시작한다. 올 연말에는 학업에 지친 아이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공연 한 편 보는 건 어떨까?

아츠클럽이 자신있게 내놓는 공연
눈이 오면 올수록 신나는 날이 있다면 크리스마스일 것이다. ‘크리스마스’와 ‘눈’이 만들어내는 로맨틱한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사랑이 이루어지고 캐롤송이 울려퍼지는 소중한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받는 가슴 따뜻한 화이트 크리스마스. 캐롤송으로도 친숙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뮤지컬로 12월의 밴쿠버를 찾아왔다.

뮤지컬 ‘화이트 크리스마스’(원제: Irving Berlin’s White Christmas)는 홀리데이 시즌을 겨냥해 밴쿠버 공연기획사, 아츠 클럽 씨어터 컴퍼니(Arts Club Theatre Company: 이하 아츠 클럽)가 무대에 올리는 크리스마스 특집극이다. 1954년에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미국의 유명 작곡가 얼빙 베를린(Irving Berlin)의 곡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캐롤송으로 자리잡게 된 계기가 되었다.

60여년 전 로맨스 이야기
극의 내용은 2차 세계 대전 전후를 배경으로한 로맨스다. 1944년, 2차 세계 대전 중 전우로 만난 밥 월레스와 필 데이비스는 종전 후 엔터테이너 듀오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얻는다. 어느 술집에서 자매 가수인 주디 헤인스와 베티 헤인스를 보게 된 밥과 필. 주디와 사랑에 빠진 필은 우연을 가장하여 밥을 이끌고 주디와 베티가 있는 버몬트(Vermont)에 가게 된다.
이들은 인기도 손님도 없는 버몬트의 허름한 콜롬비아 여관에서 지난 전쟁 중 자신들을 이끌었던 웨이벌리 장군(Waverly)을 만난다. 밥과 필은 존경하는 웨이벌리가 운영하는 콜롬비아 여관을 되살리기 위해 거대한 쇼를 기획한다. 그런 와중에 사랑에 냉소적이던 밥과 베티는 자연스레 서로에게 이끌리게 되지만, 오해로 인해 헤어지면서 기획한 쇼는 중단위기를 맞는다. 크리스마스 이브에야 밥의 진심과 그동안의 오해를 깨달은 베티는 콜롬비아 여관으로 돌아와 쇼를 성공시킨다는 줄거리다.
 이러한 심플한 내용의 극을 끊김없이 이끌어가는 것은 신나는 탭댄스와 음악들. 수십명의 배우들과 함께 하는 필과 밥의 유쾌하고 화려한 공연은 관객들로 하여금 박수치며 함께 웃고 즐기게끔 한다. 유명한 캐롤인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부를때면 배우들이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하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해피 홀리데이’(Happy Holiday)를 외친다. 유난히 관객과의 호흡과 소통이 눈에 띄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관객은 밥과 필의 쇼의 관객이 되기도, 웨이벌리 장군의 전우가 되기도 하며 자신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공연에서 또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의상과 귀여운 세트. 쇼를 위한 의상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형형색색의 전구와 장식공을 연상시킨다. 일부 의상은 ‘핀업걸’ 스타일로 섹시하면서도 발랄하게 꾸며졌다. 세트의 경우, 2차 세계 대전 후의 방이나 스테이지를 현실감있게 재현했다. 또한 오밀조밀한 앤티크 가구는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절로 자아낸다. 밴쿠버 최고 퀄리티의 공연 무대를 자랑하는 아츠클럽답게, 연출, 안무, 음악, 의상과 세트, 연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히 어우러졌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평이다.
지난 12월 4일에 시작된 공연은 내년 1월 2일까지 계속된다. 초반 공연은 모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티켓 예매는 온라인(www.artsclub.com), 또는 전화(604-687-1644)로 가능하다. 공연 당일날 박스 오피스에서 현장구매도 가능하다.

배남영 인턴기자 rhimy@hotmail.com


 

<▲ 사진제공=arts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