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기간 중 봉사활동은 상위권 대학 지원의 필수 요건 중 하나다. 특히 미국에 있는 명문 대학은 학생의 성실도와 근면성을 살펴보기위해 봉사활동의 종류, 자세한 내용, 활동 기간을 중요시 여긴다.

꾸준히 할 수있는 봉사활동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어떤 일을 하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고등학교 시절, 봉사활동을 1년 넘게한 경험자 3명을 만나 봤다.

▲ 1년간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오경민 학생(UBC 심리학과 4학년)
▲ 3년간 양로원 카페테리아에서 봉사활동을 한 차현재 학생(UBC 졸업)
▲ 병원, 아트센터, 도서관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고은지 학생(UBC 마케팅 4학년)

어떤 봉사활동을 했는지?
오경민: 11학년부터 12학년까지 매주마다 병원에서 나이드신 환자분들이 여가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도왔다. 빙고게임을 도와드리거나 금요일 저녁에는 병원에서 사교모임행사 준비 등을 했다.

차현재: 9학년 때부터 3년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시니어 센터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12학년 때는 오프닝 시간에 일을 했는데, 요리사들이 만든 음식을 서빙하고 커피를 만들거나 카페테리아 카운터를 관리하는 것이 주업무였다.
H.R. 맥밀란 스페이스 센터에서도 봉사활동을 했었다. 11학년부터 1년 동안 센터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풍선 모형을 만들어 어린이 방문객에게 나누어주거나, 행사장 세팅을 도왔다. 전시물에 대한 설명도 담당했다.

고은지: 고등학교 시절,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단기/장기 활동을 다 합치면 10가지 정도 한 것 같다. 그 중 메이플릿지 병원에서 노인분들을 일주일에 한번 4시간씩 도와드린 일은 1년 이상 했다. 메이플릿지 아트센터에서 이벤트/공연이 있을 때마다 좌석 안내원을 한 것, 메이플릿지 공공 도서관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도와주고 일주일에 3시간씩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봉사활동도 1년 넘게 했었다.

어떤 경로를 통해 활동을 하게 되었나?
오경민: 당시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12학년 선배가 마침 그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참에 봉사활동을 할 수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 같이 하게 되었다.

차현재: 시니어 센터는 친구의 소개로, 스페이스 센터는 학교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게 되었다.

고은지: 개인적으로 봉사활동하는 것을 즐겨 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아 다니는 편이었다. 인터넷에서 기회를 찾기도 하고, 학교에서 알려주는 봉사활동 등 직접 찾아 다니면서 찾은 것들이 많다.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과 그 이유?
차현재: 스페이스 센터에서 했던 봉사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NASA 미션 중 하나인 '딥 임팩트(Deep Impact)'의 실제 영상을 스페이스 센터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행사였다. 봉사를 하면서 NASA 미션의 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기회라서 의미가 깊었다.

고은지: 원래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고 문화예술 쪽에 관심이 많은데, 아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런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던 점이 매우 좋았다. 병원에서 노인 분들을 도와 드릴 때는 많이 외로우신 어르신이 우리가 갈 때마다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의미 깊은 봉사활동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오경민: 처음에는 환자분들이 나이가 많으시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있어 조금 힘들었는데 몇 달 지나고 나니 금방 좋은 방법을 터득했다.

차현재: 시니어 센터에서 샌드위치를 만들 때 그 날 따라 주문이 많거나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친구가 나오지 않은 날에는 제 시간 안에 다 만들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고은지: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병원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거나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셨을 때 오는 정신적 충격이나 슬픔이 가장 힘들었다.

봉사활동을 통해 배운 것과 본인이 생각하는 봉사활동의 의미란 무엇인가?
오경민: 아무래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계신 병원이라서 어떤 때에는 전 주에 뵈었던 분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는 일도 있었다. 충격도 컸지만 이 봉사활동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해지고 인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개인에게는 봉사활동이 값을 따질 수 없는 인생경험이 될 것이고, 또한 자기가 받은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봉사활동 없이는 그 어떤 커뮤니티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에게 있어서나 커뮤니티에 있어서도 봉사활동이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현재: 스페이스 센터나 사이언스 센터 같은 곳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교육적이라서 그런 쪽으로 많이 배웠다. 또,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하며 사회성도 기르고 성숙해 질 수있는 기회가 됐다.

고은지: 내가 일주일에 3-4시간씩 남들을 위해 쓰는 시간이 얼마나 그 사람들에겐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었고, 남을 돕는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즐거운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한테 투자하는 시간이라고 생각되지만, 결국엔 그만큼 자신이 더 크는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봉사활동을 할 계획인 고등학생을 위한 조언을 하자면?
오경민: 우선 처음엔 가까운 친구나 선배의 경험을 듣고 시작하길 권한다. 본인의 관심 분야와 맞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오래 간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있고, 심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봉사활동을 시작하거나 계속하기 힘들 것이다.

차현재: 봉사활동을 단순히 대학 원서를 위해 시작한다면 오래 꾸준히 하기는 힘들 것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인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 학교 카운셀러를 찾아가면 봉사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은지: 대학진학을 위한 봉사활동은 봉사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나 쇼프로를 볼 시간 대신 한 두시간 봉사활동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봉사활동 소개 웹사이트(www.volweb.ca)에 가면 관련 정보가 많다. 봉사활동을 하면 좋은 인맥을 많이 생기고, 추천서를 얻을 수도 있다.

태문희 인턴기자 moonheeta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