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서는 주밴쿠버총영사관과 KCWN(Korean Community Workers Network) 이 공동 주최한 ‘취업 아카데미 세미나’를 바탕으로 첫 번째 강연의 주제였던 ‘직업 탐색’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2편에서는 두 번째 강연과 세 번째 강연의 주제인 ‘성공적인 이력서 작성과 인터뷰 방법’에 대해 정리해본다.


[두 번째 강연: 이력서 작성 방법]

◆ 자신의 상황과 지원하는 포지션에 맞게 이력서 양식 선택

요새는 구글링만 해봐도 이력서 양식이 다양하게 나오고, WorkBC 등 관련 기관의 홈페이지에서도 이상적인 이력서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수많은 이력서 양식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포맷을 선택하는 것이다.

구글링을 할 때 유의할 점은, 영어 이력서를 검색하면 미국식 양식과 캐나다식 양식이 모두 나오는데 스타일이 다르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이를테면 미국은 일반적으로 직종에 관계없이 이력서를 1장으로 작성하는데 비해 캐나다는 단순업무직종(entry-level job)을 제외하면 2장이 일반적이다.

캐나다식 이력서에도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최근 경력∙학력부터 시간의 역순으로 작성하는 가장 일반적인 ‘연대순(Chronological)’ 형태와 특정 분야의 기술이나 경력을 강조하는 ‘기능적(functional)’ 형태가 있다. 두 양식 중 본인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수 있는 포맷을 선택하는 게 좋은데, 강조하고 싶은 경력이나 학력이 최근이 아닌 이전의 것이거나, 최종적으로 일을 그만둔 지 오래돼 공백이 길 때 기능적 이력서를 작성하면 효과적으로 단점을 커버하며 강점을 어필할 수 있다.

◆ 구인공고와 이력서에 반드시 포함되는 4가지 강점

구인공고와 이력서에 항상 반드시 언급되는 4가지 강점(Strength)이 있는데, 바로 경력(Work experiences), 학력(Education), ‘하드 스킬(Hard skills)’,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이다. 하드 스킬이란 특정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능력 등과 같이 정의되고 측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능력을 말하며, 소프트 스킬은 협동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등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할 수 없는 능력을 말한다. 구인공고의 자격요건에 항상 이 4가지 강점이 포함되며, 이력서에도 해당 이력서 전체를 요약한 내용인 헤더 바로 밑 첫 번째 단락에 이 4가지 강점이 언급되는 게 좋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신의 강점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한국인뿐 아니라 캐나다인을 포함 모든 이들이 90% 이상 본인의 소프트 스킬을 먼저 떠올리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는 이 4가지 강점이 가장 중요하고 토대가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력서부터 마지막 면접까지 고용주와 커뮤니케이션하는 전 과정에서 이 4가지 강점을 기본 바탕으로 본인을 어필하는 게 좋다.

◆ 고용주가 하나의 이력서를 보는 데 걸리는 시간, 6초

미국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의 채용담당이 이력서를 훑어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초다. 6초 동안 채용담당자가 보는 내용은 지원자의 이름을 포함한 ‘헤더(Header)’ 부분, 가장 최근 경력의 회사 이름·직무 및 근무일자와 기간, 그 바로 이전 경력의 회사 이름·직무·근무 일자, 그리고 학력사항이다. 이는 곧 고용주가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경력과 학력이며, 특히 직무와 근무기간, 직무와 관련된 교육 유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이민자로서 한 가지 더 고려할 점은 바로 헤더에 포함되는 이름이다. CBC에서 ‘영어권 이름과 비영어권 이름이 이력서 호감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을 했는데, 모든 내용이 완벽하게 동일한 두 개의 이력서에 한 개는 영어식 이름, 나머지 한 개는 비영어권 본명을 사용해서 제출했더니 영어식 이름을 적은 이력서가 인터뷰 연락을 받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영어 닉네임이 있다면 영어 닉네임을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 해답은 구인공고에 있다

지원자가 많은 회사의 경우 모든 이력서를 직접 다 읽지 않고 ‘Application Tracking System(ATS)’, 즉 이력서 스크리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채용담당자가 직접 볼 이력서를 추려낸다. 이때 고용주가 원하는 키워드가 들어있지 않은 이력서들은 자동으로 걸러지게 되는데, 바로 구인공고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구인공고에 적혀 있는 자격요건을 여러 차례 읽어보고, 비슷한 다른 구인공고도 여러 개 찾아서 살펴보면 해당 직종에서 고용주가 주로 원하는 경력이나 스킬이 무엇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단어들로 표현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그런 단어들을 이력서에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게 이력서 스크리닝에서 통과하는 데 유리하며, 직종에 따라 특정 소프트웨어나 기계를 다루는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 정확한 소프트웨어 명칭이나 기기명을 이력서에 명시하는 게 좋다. 참고로 ATS가 표는 인식하지 못하므로 이력서에 표 형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기타 이력서 작성 팁들(DOs & DON’Ts)

DOs: 글씨 크기는 보통 11pt나 12pt를 쓰는데, 일반적으로 11pt,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폰트를 쓸 경우 12pt를 쓰도록 하고 헤더의 성명은 18pt로 작성한다. 페이지 레이아웃의 여백은 보통 1인치로 설정하는 게 가장 보기가 편하고, 헤더는 이력서, 커버레터, 추천서(reference letter) 전부 동일하게 적는다.

DON’Ts: 폰트는 되도록 한 가지로 통일하고, 3가지 이상의 사이즈를 쓰지 않는다. 신넘버(SIN)나 본인의 사진, 학교 성적 등을 넣지 말고, 나이 또한 언급하지 않는다.
 

[세 번째 강연: 성공적인 면접 방법]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지원한 회사에서 면접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그 회사에 대한 정보와 내가 제출했던 이력서 및 지원서를 다시 검토해보며 예상질문 및 답변을 파악하는 것이다.

해당 회사가 어떤 회사이며 최근 어떤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지 가능한 꼼꼼히 파악하고, 구인 공고도 다시 읽어보며 회사가 어떤 지원자를 바라는지 재차 점검하는 게 좋다.

또한 본인의 이력서와 지원서도 면접 전에 다시금 숙지하는 게 좋은데, 많은 회사를 지원하다보면 내가 어느 회사에 어떤 능력을 강조한 이력서를 냈는지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구직활동을 할 때는 항상 지원한 회사마다 지원서 및 이력서를 따로 출력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직무에 맞는 복장 갖추기

이는 캐나다인보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비교적 널리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지원한 직무에 적합한 옷차림으로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다. 사무직이라면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하고, 이외 근무 시 편안한 복장으로 일하는 직종이라면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가는 것이 좋다.

창고직(warehouse worker)이나 재고관리직(inventory controler) 등 실제 근무할 때 청바지 등 편한 옷을 입을 것이 뻔하다 하더라도 면접 때 청바지 착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면접 때의 옷차림이 나의 매너와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반영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 시간 엄수는 기본

국가를 막론하고 매 설문조사마다 인사담당자들이 뽑는 최악의 지원자는 항상 ‘면접에 지각하는 사람’이다. 첫 만남부터 지각하는 사람이 좋은 인상을 심어줄 리 없는 만큼 제때 맞춰 면접 장소에 도착하는 것은 아주 기본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일찍 가는 것도 고용주의 시간을 뺏는 일일 수 있기 때문에 면접 시작 시간보다 10-15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 파워 포즈로 긴장감 날리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긴장되거나 위축되는 상황 전 파워 포즈, 즉 허리춤에 양 손을 얹는 슈퍼맨/슈퍼우먼 자세를 취하면 심리적으로 스스로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신감이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접장을 가기 전 조용한 방, 화장실 등에서 거울을 보고 파워 포즈를 취하며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북돋는 한 마디 말을 던져보자. 면접 때 더 당당한 태도로 면접관들에게 자신감 넘치는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프리젠테이션 중 '파워 포즈'를 취하는 미국 사회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

사진제공=Erik (HASH) Hersman from Orlando [CC BY 2.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2.0)]

◆ 면접은 일방적 문답이 아닌 상호간 대화

일방적으로 면접관이 묻는 질문에 대답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서로 대화한다는 자세로 면접에 임해야 한다. 어떤 면접이든 대부분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회사 측에 궁금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데, 이때 회사에 질문하고 싶은 리스트를 꼭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회사에 대한 큰 이해도와 열정을 보여주는 현명한 질문은 나에 대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고, 질문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면 면접관들은 지원자에 대해 회사에 큰 관심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한 ‘성의부족형’으로 오해할 수 있다.

◆ 가장 중요한 건 ‘태도’

보통 지원자들이 면접을 보러 갈 때 가장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경력이나 학력, 기술 등 내 자질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하는 문제다. 그러나 ‘면접 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에 관한 설문에 면접관들 중 가장 많은 40%가 ‘태도(Attitude)’를 꼽았으며, ‘자질·능력(Job Qualifications)’을 꼽은 비율은 가장 적은 10%에 불과했다. 이력서에 적힌 지원자의 능력을 토대로 회사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지원자들만 면접에 임하기 때문에, 면접까지 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질·능력 면에서는 합격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면접에서는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보는데, 유교 문화권에서 자라난 한국인들의 경우 특히 주의할 점은 자신감을 표현하는 부분이다. 한국인들은 자칫 교만해 보일까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자신감과 교만은 다르며, ‘내가 무엇을 잘한다’고 말하는 건 자신감이지만, ‘내가 누구누구보다 낫다’고 말하는 건 교만이다. 다른 이와 비교하지 않고 나 자신의 강점, 재능을 어필한다면 캐나다인 면접관은 ‘잘난척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감 있는 지원자라고 판단할 것이며, 겸손하려 자칫 ‘엄청 잘하진 않는다’ 등의 표현을 쓴다면 면접관은 자신감이 부족한 지원자로 오해할 것이다.


김수진 기자 ksj@vanchosun.com


▲성공적인 면접 방법을 강의 중인 BCIT 조이스 리(Lee)


▲강의 후 이어진 1:1 잡코칭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