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표기는 ‘외교전쟁’

“민족애와 선열들의 저항의식을 되새기는 계기로…”

‘동해(東海)’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는 지도상의 오류는 비단 캐나다 공영방송 CBC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무부(http://www.state.gov/p/eap/ci/ks/)사이트, 미국 제프선(Jeppesen)사의 ‘항공 차트(Enroute chart)’등에서도 발견돼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문제의 지도. 왼쪽은 CBC, 오른쪽은 미국무부 홈페이지

CBC가 한국의 수도이전문제를 기사로 다루면서 인용한 지도에 대한 본지의 특종 보도(8월 14일자)와 관련해 주캐나다 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원장 김희범)은 “방송사에 시정을 요구했다”면서 “CBC의 경우 이 같은 일은 처음이 아니며 관계기관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 보도태도에 대해서는 약간의 불만을 표시했는데 그 동안 소리없이 노력해 온 관계기관의 노고는 전혀 알아주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로 들렸다. 실제, 캐나다의 국제지도 제작사인 ITMB출판사가 한국지도를 발간하면서 동해와 독도를 영문으로 ‘East Sea’ 및 ‘Dokdo Island’로 표기하도록 하는 데는 한국문화홍보원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인들의 기대수준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한 독자는 “즉각 시정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자신이 직접 항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동해표기문제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이라는 상대와 벌여야 하는 외교 전쟁”이라고 했다.

언론과 국민들의 지적은 정부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이면에 존재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반크(www.prkorea.com)등이 나서서 벌이고 있는 민간차원의 지속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자성(自省)이다.

59돌을 맞는 광복절에 동해 표기문제를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해방의 그 날”을 간절히 염원한 선열들의 민족애와 치열한 저항의식을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로 삼자는 뜻이다.

국제수로기구(IHO)의 기술결의사항에는 2개 이상의 국가가 공유하는 해역은 단일지명으로 확정, 합의되기 전까지는 병기(倂記)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IHO는 동해의 경우 ‘미합의 지역’으로 표기하되, 우리의 주장과 일본의 주장을 주석(註釋)에서 다루도록 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동해는 일본해와 병기하거나 미합의 지역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