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가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은 1963년 1월 14일이다. 올해로 수교 44년, 양국은 1993년 이후 특별동반자관계 (Special Partnership)를 구축했다. 2004년부터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양국의 정치경제적 관계 성숙도는 정상회담으로 나타났다. 캐나다는 피에르 트뤼도 (1981), 브라이언 멀로니(1986), 장 크레치앵(1997) 총리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한국은 전두환(1982), 노태우(1991), 김영삼(1995), 김대중(1999) 대통령이 차례로 캐나다를 찾았다.

2005년에는 폴 마틴 총리가 부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회담을 가졌다. 노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관심은 많지만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지금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최근 피터 맥케이 외교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자 노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이 구체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졌다. 지난해 성사 직전까지 갔다 막판에 변경됐다는 아쉬움도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데 기대만큼 여건은 여의치 않다.

벌써부터 이번에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최대 현안이라고 할 양국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협상은 미국과의 FTA 체결로 바람이 약간 빠져 버렸다. 한국정부는 캐나다보다 오히려 EU와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한다면 9월 뉴욕에서 열리는 UN총회를 전후한 시점이 유력하다. UN총회를 다녀가는 길에 캐나다를 잠시 들리는 형태가 예상된다. 오타와, 밴쿠버를 경유하는 방안도 실무적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은 색다른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평소의 소신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노대통령이 ‘미래를 내다보는 정치인’으로 꼽은 브라이언 멀로니 전총리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둔 양국의 정치상황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캐나다 거리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그날을 그려본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