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부동산시장의 동향 기사를 다룬지 3년째. 독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중의 하나는 ‘지금 사도 늦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특히, 올 가을 어렵게 아파트를 하나 마련했다는 Y씨는 주위에서 ‘곧 거품이 터지고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걱정이다.

비슷한 질문은 3년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집이 필요하다면 능력범위(affordability) 내에서 구입하는 것이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당시 일부 비관론자들의 견해와는 달리 주택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집을 산다면 3년전만은 못해도 3년후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밴쿠버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한 경제연구원은 “광역밴쿠버 주택가격이 가파르게(Steeply)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거품(Bubble)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시장변화를 감지할 주요 지표로 ‘능력범위(affordability)’를 강조한 그는 “부동산 시장은 피라미드의 형태와 같아서 생애 첫 주택구매자(first home buyer)의 시장참여가 많은 현재 상황에 비추어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예상보다 더 오래 계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인구유입증가, 제한된 택지라는 수급 요인 이외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밴쿠버는 2010 동계올림픽 주최 도시이자 아시아 태평양지역과 가깝다는 지역 접근성(proximity)을 고려할 때 기타 지역시장과는 분명히 차별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일반인들이 주택구입을 주저할 정도의 심리적 중압감은 느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껏 일부에서 제기해 온 ‘버블’ 논란도 ‘시장의 관점’에서 차분하게 볼 필요가 있다. 틈만 나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가격거품을 경고한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와 같은 식상함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자꾸 되풀이 하는 일도 곤란하며 가능성의 하나를 임박한 위험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자중해야 한다.

물론 집값이 언제까지나 오르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조정의 시기도 그만큼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언제’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너무 움직임에 민감하다 보면 ‘내릴 땐 더 내릴 것 같고 오를 땐 너무 오른 것 같아’ 때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합리적 기대소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일 뿐이다.

이용욱 기자
블로그 http://blog.vanchosun.com/senn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