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억 보상받는 이상묵 교수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2006년 자동차 전복 사고 후 4년 만에 보상을 받게 된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17일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서울대 자연대 관계자는 "학교에 있던 이 교수가 오후 5시쯤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그는 항상 소변줄을 몸에 달고 다니는데 소변줄 연결에 문제가 생겨 급하게 병원으로 향했다.

자연대 관계자는 "소변줄 연결에 이상이 생기면 혈압이 올라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자신의 몸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분이 연구와 학생들 교육, 외부 강연까지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안 들 수 없다"고 말했다.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가 2008년 9월 학교 강의실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입으로 조작되는 마우스로 컴퓨터를 작동해 보이고 있다. /조인원 기자
이 교수는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전동휠체어와 컴퓨터 마우스를 입과 뺨으로 조종한다. 폐활량은 정상인의 40%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웃고, 목소리도 씩씩하다. 농담도 곧잘 던진다.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이요? 부담스럽죠. 스티븐 호킹도 결혼을 3번했다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따라갈 수 있겠어요. 허허. 재주도 좋아 어떻게 3번씩이나…."그는 지난해 말 기자를 만나 "장애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그들이 가슴 속에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부터 서울대의 '장애인 산업기술 전문인력양성(Quality of Life Technology·QoLT)'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몸을 다친 후 더 의미 있는 삶의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고 말해 왔다.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은 그를 '희망의 증거'로 여긴다.

그는 2008년 펴낸 자서전 '0.1그램의 희망'의 수익금을 그날 사고로 사망한 제자 고(故) 이혜정씨의 이름을 붙인 장학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