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대 관계자는 "소변줄 연결에 이상이 생기면 혈압이 올라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자신의 몸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분이 연구와 학생들 교육, 외부 강연까지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안 들 수 없다"고 말했다.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가 2008년 9월 학교 강의실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입으로 조작되는 마우스로 컴퓨터를 작동해 보이고 있다. /조인원 기자
이 교수는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전동휠체어와 컴퓨터 마우스를 입과 뺨으로 조종한다. 폐활량은 정상인의 40% 수준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웃고, 목소리도 씩씩하다. 농담도 곧잘 던진다."'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이요? 부담스럽죠. 스티븐 호킹도 결혼을 3번했다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따라갈 수 있겠어요. 허허. 재주도 좋아 어떻게 3번씩이나…."그는 지난해 말 기자를 만나 "장애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그들이 가슴 속에 꿈을 품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부터 서울대의 '장애인 산업기술 전문인력양성(Quality of Life Technology·QoLT)'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몸을 다친 후 더 의미 있는 삶의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고 말해 왔다.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은 그를 '희망의 증거'로 여긴다.
그는 2008년 펴낸 자서전 '0.1그램의 희망'의 수익금을 그날 사고로 사망한 제자 고(故) 이혜정씨의 이름을 붙인 장학기금으로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