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경제학과 진권용(20)씨가 한국 유학생으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 학부 전체 수석 졸업의 영광을 안았다.

 

진씨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 1552명 가운데 2명인 '전체 수석(the highest ranking undergraduate)'을 차지했다. 이는 각 과에서 선정된 최우등 졸업생(summa cum laude) 79명 중에서도 학점이 가장 높은 학생에게 수여되는 최고상이다. 진씨의 학점은 4.0만점에 4.0. 그는 재학 중 전 과목 A 학점을 받았고, 또 학부생임에도 로스쿨과 케네디 행정대학원 수업 4과목을 신청해 모두 최고학점을 받았다.

 

진씨는 전체 수석 외에도 경제학과 수석상(존 윌리엄스상), 최우수 졸업논문상(토머스 홉스상)도 수상했다.

 

진씨는 서울에서 대치초등학교에 다니다 6학년 때 캐나다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왔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꺼번에 몰아서 하기보다 평소에 꾸준히 공부했다. 처음 와서는 영어 에세이 때문에 고생했는데, 영어 선생님에게 매일 첨삭지도를 받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오랜 유학생활을 가능하게 한 독립심은 평소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대학교수 아버지의 교육철학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그는 미 동부 명문 사립고인 필립스아카데미 앤도버에 다닐 때부터 경제학에 관심이 많아, 당시 처음 출전한 전미 경제경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는 고교시절 대학과목 선이수제(AP) 시험에서 11과목 전부 만점을 받은 덕분에 이번에 하버드대도 3년 만에 조기 졸업할 수 있었다.

 

그가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경제학뿐만이 아니다. 교양생물학 수업에서 그가 쓴 에세이는 교양학부 최고 에세이상인 코난트상(Conant Prize)을 수상하고 학부 1학년 교재로 채택됐다.

 

또 운동을 좋아해 야구·축구·아이스하키·미식축구 등 각종 스포츠 클럽에 가입해 활동했다. 그는 "운동 클럽 활동 때문에 (홀로 유학하는데)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 또 처음에 이런 활동을 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진씨는 미국 로스쿨 입학자격 시험인 LSAT에서 180점 만점에 179점을 받아 지난해 12월 미 로스쿨 랭킹 1·2위인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 합격을 통보받았다. 그는 다양한 학풍을 경험하기 위해 하버드 대신 예일대 로스쿨을 택했다. 로스쿨을 졸업한 뒤 월가의 로펌이나 투자은행에 들어가 경험을 쌓을 계획이며,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진씨는 "금융과 국제통상 분야의 국가 간 소송에서 한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올해 하버드대 전체 수석 졸업자 진권용씨가 24일 졸업식장에서 학사모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