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C 밴쿠버 캠퍼스는 지난 2018년에 조사된 ‘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찍은 장소’ 순위에서 9위에 들었을 정도로, 캐나다를 대표하는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하늬바람 기자단은 UBC 캠퍼스에서 촬영된 다양한 장르의 영화 및 TV 드라마 작품 중 6편을 골라 소개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
다코타 존슨과 제이미 도넌이 주연을 맡아 2015년에 개봉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UBC 캠퍼스 화학 건물(Chemistry Building)의 복도, Irving K. Barber Learning Centre(IKB) 입구의 계단, 챈 센터(Chan Centre)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됐다. 미국의 명문대 영문학과 학생인 여주인공이 재학 중인 학교로 등장하는 화학 건물은 UBC 캠퍼스 건물 중 가장 처음으로 지어진 3개의 건물 중 하나로, 근대 건물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웅장함이 공존하는 대형 캠퍼스의 분위기를 잘 전달한다. 이 건물은 1914년에 착공했지만 이후 캐나다가 세계 1차 대전에 참여하면서 중단됐고, 1922년 학생들이 주도한 ‘Build the University’ 캠페인을 통해 건설이 재개된 역사적 의미를 지니기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X-Men Origins: Wolverine)
엑스맨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이자 첫 스핀 오프 영화인 이 영화는 엑스맨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힌 울버린의 탄생 과정을 담고 있다. 극 중 팀 X가 신비한 운석을 획득하는 액션 장면에서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고층 건물을 대신해 1970년대에 지어진 브루탈리스트 건축물인 뷰캐넌 타워(Buchanan Tower)가 등장한다. 뷰캐넌 타워는 브루탈리스트 특유의 거대하고 단일한 콘크리트 블록으로 지어져, 단순하지만 거친 인상을 주고 있기에 영화 엑스맨 탄생의 촬영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애덤 프로젝트(The Adam Project)
올해 초에 개봉한 넷플릭스 공상과학 가족 드라마로, 밴쿠버가 낳은 슈퍼스타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작품이다. 극중 레이놀즈가 연기한 주인공 애덤이 아버지를 대신해 시간 여행 비상사태를 설명하고 있는 장면이 화학 건물과 Sauder School of Business 건물 사이에 있는 메인 몰(Main Mall)에서 촬영됐다. 이 영화는 미래 과학과 시간 여행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2012년에 개조된 비즈니스 건물의 현대적 건축이 영화와 잘 어우러진다. 메인 몰은 UBC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보행자 전용 구역 중 하나로, 1km에 다다르는 양쪽에 우거진 나무들의 행진이 특징이다.
리버데일(Riverdale)
평화로운 소도시 리버데일에서 살아가는 아치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인기 넷플릭스 시리즈로, 친구들 중 한 명인 셰릴 블로섬의 쌍둥이 오빠 제이슨의 의문사 원인과 블로섬가의 수상함을 풀어나가는 드라마다. 포인트 그레이 해안 절벽에 위치해, 비가 올 때 안개가 자욱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Cecil Green Park 가옥이 블로섬 가족이 소유한 악명 높은 저택으로 설정됐다. 탁한 가옥의 색감과 주변 환경이 작중 신비롭고 섬뜩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됐다. 오늘날 Cecil Green Park 가옥은 결혼식을 비롯한 여러 행사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X 파일, 굿 럭 척, 스카이스크래퍼 등 영화의 단골 촬영지였다.
더 매지션스(The Magicians)
지난 2020년 시즌 5를 끝으로 종영된 더 매지션스는 소설가 레브 그로스맨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다. 드라마 내에 주 배경인 브레이크 빌스 대학교는 UBC 캠퍼스에서 촬영됐으며, 이중 대부분은 Irving K. Barber Learning Centre(IKB) 건물에서 촬영됐다. ‘해리포터 도서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IKB 특유의 웅장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 덕에 촬영지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곳은 큰 규모의 도서관과 함께 넓은 공부 공간과 카페가 자리 잡고 있어 학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캐나다 최초의 첨단 로봇 도서 검색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판타스틱 4: 실버 서퍼의 위협(Fantastic Four: Rise of the Silver Surfer)
지구의 대재난을 흥미롭게 풀어낸 영화 판타스틱 4에서는 클래식, 재즈, 연극, 오페라에서 세계 음악까지 아우르는 공연 예술을 위해 지어진 챈 센터가 종종 등장한다. 영화 전반에 걸쳐 Telus 스튜디오 극장으로 이용된 챈 센터는 좌석이 3개의 층으로 나누어져 있어 영화에서 다양한 구도로 활용됐다. 다양한 각도에서 무대를 볼 수 있는 넓은 공간인 만큼 많은 파티에서 여러 여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하는 주인공의 바람을 반영한다. 특히, 챈 센터의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영화 내에서 파티장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진다. 이 건물은 1997년에 개장한 이래로, 눈에 띄는 디자인, 뛰어난 음향학, 그리고 우수한 프로그래밍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UBC K.I.S.S. 12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정아현 인턴기자 a010518258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