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의학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의과대학, 약과대학 등을 비롯한 전통적 의료계 학과들과 더불어, 의학에 정보과학을 도입한 의료정보학과(Health Information Science)가 현 시국에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의료정보학은 의료 시스템의 보건 복지, 경영, 기술 등 세 분야를 연결하는 학문으로, 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다양한 실습을 통해 보건 복지 분야 내의 데이터 활용방식과 최첨단 의료정보 체제를 개설하고 관리하는 일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BC주 최초의 4년제 의료정보학 프로그램은 지난 1982년 빅토리아 대학에서 처음 개설됐다. 빅토리아 대학의 의료정보학(HINF) 학위는 졸업 후 높은 취업률과 강한 현장 실습(Co-op)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에게 비교적 생소한 의료정보학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해당 분야의 선구자로 불리는 빅토리아 대학교 의료정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메리 에라 페사도(Pesado)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왜 해당 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는가?

 

사실 나는 처음에 내가 의료정보학을 전공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교사가 되는 것은 수학 교육과를 전공해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것을 깨닫고 다른 진로를 고민하던 도중, HINF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됐다. 처음에는 ‘의료 복지를 혁신화 한다’ 라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보건 복지 데이터는 언제나 변화하고 있고, 데이터를 분석해서 대중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주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의료정보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어떤 진로를 생각해 볼 수 있나?

 

처음 취직 시장에 뛰어든 졸업생들은 테크니컬 리더,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비즈니스 분석가, 의료정보학 분석가 등의 직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경험을 좀 쌓고 난 후에는 이-헬스(eHealth) 전략가, 보건 시스템 계획가, 의료정보학 관리인, 최고 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 등의 직업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Q. 별도의 입학 조건, 또는 해당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특성이 있나?

 

입학 조건은 다른 대학 프로그램과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의료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별도로 대단한 것을 요구하는 전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학문인 만큼, 스스로 ‘나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인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진심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배움에 임하다 보면, 나머지 특성들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Q. 미래에 의료정보학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이수했기 때문에, 이 분야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몸소 실감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대유행 덕에 보건 분야가 얼마나 복잡하고 동적인 분야인지도 새삼 깨달았다. 보건 단체들은 국지적 이슈부터 전국, 국제적인 문제들까지 다양한 사안들에 대처하기 위해 언제나 다양한 전략을 만들고, 재해석하고 있다. 보건정보학에 대한 연구, 그리고 더 나아가서 보건 정보 자체는 복지가 필요한 인구가 존재하는 한 계속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Q. 해당 학과에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즐거웠던 적이 있다면?

 

팬데믹 중에 학교를 다니게 된 탓에, 많은 수업들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게 된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대면으로 진행되었을 때 직접 경험할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온라인으로만 배우게 되다 보니,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놓치고 있는 기분이 들어 조금 힘들지 않았나 싶다. 프로그램의 장점이라면 역시 학생들이 다양한 실습(hands-on) 경험과 필수적인 Co-op 등을 통해 실제 보건정보학 체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의료정보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는지

 

이것도 이전 질문의 답을 빌려 답하자면, 언제나 스스로 ‘이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의지가 있나?’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곧바로 답이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럴 때는 시간을 조금 갖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다른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고, 직접 리서치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본인에게 맞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한 번 진로를 고르면 평생 바꿀 수 없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김은솔 인턴기자 eunsol.kim@alumni.ubc.ca     

사진출처=UV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