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외국인의 캐나다 주택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2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현재 2027년 1월 1일로 예정된 금지 조치의 종료 시점이 2029년 1월 1일로 늦춰질 전망이다.
마크 카니 총리 정부가 이날 발표한 2026년 연방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비캐나다인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 금지법(Prohibition on the Purchase of Residential Property by Non-Canadians Act)」의 적용 기간을 2029년 1월 1일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행 조치가 만료되기 전에 관련 입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주택 구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구매 금지 조치는 2023년 1월 1일 처음 시행됐다. 당초 2년간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2024년 초 연방정부가 종료 시점을 2027년 1월 1일로 연장했다.
현행 규정에 따라 비캐나다인은 도시 지역의 단독주택과 콘도미니엄 등 일부 주거용 부동산을 원칙적으로 구매할 수 없다. 다만 캐나다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는 대상에서 제외되며, 일부 임시 거주자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구매자에게는 예외가 적용된다.
이 조치는 코로나19 초기 주택시장 침체 이후 집값과 임대료가 급등하고, 연방정부의 높은 이민 목표에 따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던 시기에 처음 도입됐다. 외국인 수요를 억제해 캐나다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택을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조치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밴쿠버 소재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Research Co)가 2025년 4월 전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가 외국인 주택 구매 금지 정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13%, 유보는 11%였다. 2021년 연방총선에서 보수당에 투표한 응답자 중 82%가 이 정책을 지지했으며, 자유당과 신민당(NDP) 지지층에서도 각각 78%가 찬성했다.
다만 이 조치의 실효성과 연장 필요성을 두고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과 경제 여건이 달라지고 이민 목표도 조정된 만큼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일부 개발업체들은 외국인 구매 제한이 신규 주택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메트로 밴쿠버와 광역 토론토의 개발업체들은 지난 2년간 연방정부에 외국인 구매 제한 완화를 요구해 왔다. 판매가 부진한 미분양 콘도를 해소하고, 향후 신규 주택 건설에 필요한 분양 계약과 선분양 자금을 확보하려면 외국인 구매 수요를 일부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업체들은 신규 선분양 주택이나 새로 건설되는 중층·고층 주거용 건물에 별도 예외를 적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현행 금지 조치를 예정대로 2027년 1월 1일 종료하고 별도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동산·개발업계의 요구도 나왔다.
이번 연장 추진은 메트로 밴쿠버의 신규 콘도 시장이 미분양 물량과 부진한 판매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부동산 개발업체 레니(Rennie)가 발표한 2026년 가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메트로 밴쿠버의 신규 콘도 미분양 물량은 1만4000세대를 넘어섰다. 착공 전 사업부터 건설 중인 프로젝트, 완공된 주택까지 모두 포함한 수치다. 2026년 상반기 신규 콘도 판매량은 1340세대로, 역대 같은 기간 중 가장 적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