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밴쿠버 주택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집값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단기간 내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업체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가 발표한 2026년 3분기 주택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의 주택 종합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하락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1.4% 떨어졌다.
랜디 라이얼스 로열 르페이지 스털링 리얼티(Royal LePage Sterling Realty) 중개 담당 매니저는 보도자료에서 “밴쿠버 주택시장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지만, 거래량은 정상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며 “최근 거래량은 10년 평균보다 25~30%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의 가격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26년 3분기 메트로 밴쿠버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161만72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떨어졌다. 콘도 중위가격도 4.1% 하락한 71만2100달러를 기록했다.
밴쿠버시의 하락 폭은 이보다 더 컸다. 주택 종합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5% 떨어진 131만4000달러였으며, 단독주택 가격은 5.7% 하락한 207만6900달러로 집계됐다. 콘도 가격은 7.7% 떨어진 73만9100달러를 기록했다.
로열 르페이지는 집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분기 메트로 밴쿠버의 주택 종합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얼스 매니저는 “여름철부터 초가을까지 주택 거래가 꾸준히 감소했고, 매물도 소폭 줄었지만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흐름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책정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급하게 집을 팔 필요가 없는 일부 매도자는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가격을 경쟁력 있게 책정하고 주택 상태를 잘 관리한 매물은 복수의 구매 제안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분명 매수자에게 유리한 시기지만, 경제 상황이 불확실하고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도 커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구매자들이 지정학적 긴장과 BC주 선거 등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입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주택 개발업계 역시 선분양이 급감하고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위축되면서 사실상 침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라이얼스 매니저는 조만간 매수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면서도, 이러한 낙관론을 유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올가을 거래가 다소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시장 여건이 크게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로열 르페이지를 비롯한 부동산 업계는 2025년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높은 대출 비용 때문에 지난 3년간 주택 구매를 미뤄온 수요가 시장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주택가격은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