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확대가 집값 부채질" 캐나다 민심 ‘싸늘’

     최희수 기자
등록일자 : 2023-11-30 11:21:35    조회수 : 6200




이민자 확대 정책을 바라보는 캐나다 국민들의 시각이 최근 회의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레제(Leger)가 29일 캐나다인 15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명 중 3명은 이민 증가가 주택 위기를 초래하고 의료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민 확대가 주거 위기를 초래한다는 응답이 75%로 가장 많았고, 의료 시스템에 압박을 가한다는 응답도 73%로 높았다. 

이민자 수가 국가의 교육 시스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 수는 63%, 전반적인 경제성 위기(affordability crisis)를 초래한다는 응답은 58%였다. 

지난해 3월의 설문조사와 비교하면 이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어난 셈이다. 캐나다가 과거보다 더 많은 이민자를 환영하기를 원한다고 답한 캐나다인의 비율은 이전 17%에서 9%로 떨어졌다. 

연방정부의 향후 이민 계획이 너무 많은 이민자를 허용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수도 절반(53%)을 넘겼다. 이중 캐나다가 이민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48%로, 지난 조사의 39%에서 증가했다. 

세대별로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절반 가까이(54%)가 이민 감소를 보고 싶어했다. 35-54세는 52%, 18-34세는 36%가 이민 감축에 동의했다. 

다만 현재의 이민 정책이 캐나다 경제에 실익을 가져다 준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응답자도 많았다. 응답자의 약 4분의 3은 더 높은 이민자 수가 캐나다의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한다고 답했고, 63%는 젊은 이민자의 수용이 기성 세대 지원과 세수 증대에 기여한다고 답변했다.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56%가 동의했다. 

한편 지난해 캐나다 인구는 약 100만 명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이민자는 43만7180명, 비영구 거주자는 60만778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2026년부터 연간 이민 유치 목표를 50만 명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2024년과 2025년 영주권자 수는 계획대로 각각 48만5000명과 50만 명 수용할 예정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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