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임시 거주자에도 빗장 건다

     최희수 기자
등록일자 : 2024-03-21 13:59:50    조회수 : 9624




연방정부가 올해 신규 유학생의 유치 규모를 재조정한 데 이어 캐나다에 입국하는 임시 외국인 거주자 수도 추가로 제한할 전망이다. 

마크 밀러 이민부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3년간 임시 거주자 수를 현재의 6.2%(250만 명) 규모에서 5% 규모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가 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유입 규모를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올 9월부터 캐나다의 이민 수용 계획(immigration levels plan)에 임시 거주자와 영구 거주자를 모두 포함시키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5월 초 주 및 준주 담당 장관들과 회의를 소집해 임시 거주자의 유입 수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 지 논의할 예정이다. 각 주의 고유한 노동 수요와 노동력에 따라 필요한 인원 수가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연방정부는 캐나다 기업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방식도 바뀔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랜디 보이소놀트(Boissonnault) 고용부 장관은 "앞으로 캐나다에 입국하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줄어들게 되면,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을 통한 인력의 최대 규모도 약 30%에서 20%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외국인 임시직 근로자 수의 감소는 건설 및 의료 부문에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보이소놀트는 "건설 및 의료 분야 사업체의 경우 적어도 올해 8월 31일까지는 임시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의 저임금 부문(low wage stream)을 통한 인력 고용이 30%까지 허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인 노동자 채용이 어려운 경우 기업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노동시장 영향평가서’(LMIA)는 기존 12개월이 아닌 6개월 동안만 유효할 것으로 짐작된다. 

보이소놀트는 “LMIA의 목적은 고용주가 외국인 노동자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캐나다인 노동자나 영주권자, 난민 또는 망명 신청자가 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LMIA 유효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우리는 임시 외국인 노동자 프로그램이 가장 최신의 정확한 노동 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되었는 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캐나다의 임시 거주자 수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막대한 유치가 전국의 주택난 심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발표된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연방정부는 주택난 완화 대책의 하나로 캐나다 내 임시 거주자의 42%를 차지하는 유학생 수를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정부의 3개년 이민 계획에 따르면, 연방 정부는 올해 48만5000명의 이민자를 맞이하고, 2025년에 50만 명의 신규 이민자를 수용하되 2026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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