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현 회장이 한 장학생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손상호 기자)


정요셉 장학회 만찬 및 패널 초청 세미나가 26일 저녁 써리 쉐라톤 호텔에서 진행됐다.


정병원 밴쿠버 총영사의 격려사로 시작된 이 날 만찬에서는 정요셉 장학회로부터 수혜를 받은 장학생 60여명이 참가했다. 또한 정운찬 전 총리, 연아 마틴 상원의원, 정문현 프리마 코프 밴처스(Primacorp Ventures) 그룹 회장이 패널로 참여해 장학생에게 조언을 전하고 격려하는 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첫 패널로 참여한 정 전 총리는 지독한 가난과 아버지를 여의여 학업을 포기하고 싶었던 시절,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프랭크 스코필드(Schofield) 박사와의 인연을 통해 삶이 변화됐던 그의 이야기를 나눴다.


영국 태생 캐나다인인 선교사이자 수의사였던 스코필드 박사는 일제감정기 시절인 1919년 제암리 학살사건을 비롯해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렸다.  결국 일제로부터 반추방 당했다가 해방 이후인 1959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교육 장려 활동을 했고, 지난 1970년 별세 후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던 독립유공자다.


정 전 총리는 학비를 낼 돈조차 없었을 때 스코필드 박사로부터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고, 그와 함께 영어 공부를 하던 10대 시절을 떠올렸다. 그 당시 이미 70대였던 그는 유머러스했던 동시에 굉장히 엄격했다고 회상하며, 수업에 지각할 때 마다 핑계를 대던 정 전 총리에게 한국말로 또박또박하게 “핑계대지 마시오”라고 말하던 스코필드 박사와의 추억을 나눴다.


스코필드 박사는 항상 정직하고 정의로우며 조국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사람이 되길 정 전 총리에게 조언했고, 그 조언을 토대로 부자와 가난한자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스코필드 박사의 고국인 캐나다에 와서 그의 이념을 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마틴 의원은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오타와 국회의사당을 걷던 첫 날에 대해 회상하고, 지난 11년간 크리스천인 동시에 상원의원 역할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녀는 가장 판단하기 어려웠던 입법은 안락사제도로 꼽았고, 마리화나 합법화, 동성애 등의 논란이 있던 입법이 있을 때마다 밤을 새어가면서 공부를 하고, 기도를 하며 어떤 결정이 미래에 대해 맞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정문현 회장은 현재의 대규모 교육 그룹을 일구고, 장학금을 기부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눴다. 목사의 아들로 가난하게 자라왔다던 정 회장은 어린 시절에는 가난 때문에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정 회장은 크리스천이 된 이후 그가 아버지에게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조언을 구하자, 며칠을 고민하던 아버지가 그에게 목회와 선교를 하는 가족을 도울 것을 권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조언을 따르기 위해 돈을 벌고 기부를 하게 됐다며 장학회 설립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제 8기 정요셉 장학생 선정자로 만찬에 초대받은 김성원(UBC 1학년) 군은 “처음에는 정요셉 장학회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정문현 회장의 비전에 대해 알고난 이후에는 영감을 받고 있다”며 “이 날 패널들을 통해 들은 조언을 앞으로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오전에는 써리 갈보리 워십 센터(Calvary Worship Centre)에서 제 8기 정요셉 장학생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번 수여식에는 100여 명의 학생들에게 25만 달러 이상의 장학금이 지원됐다.


정요셉 장학회는 정문현 회장과 정성자 박사(시온합창단 지휘자)의 장남으로, 장애를 겪다 지난 2012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요셉’ 씨의 삶을 기리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작년 7기에 이르기까지 100만 달러 이상의 장학금이 목회자 가정의 자녀들과 특수 교육 전공자들에게 지원되고 있다.


정 회장 부부는 정요셉 장학회뿐만 아니라, 지난 12월에는 써리 메모리얼 병원 어린이 병동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고, 올 8월 완공을 앞둔 뉴비스타 한인 요양원 건립에도 손길을 건네는 등 지역 사회공헌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