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의 현재 위치는 물론 문자목록·통화목록 등을 원격에서 모두 열람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커플 각서’라는 제목의 안드로이드폰용 앱은 ‘커플 지정’에 동의한 두 개의 스마트폰 간 채팅, 위치 알람(alarm·상대가 지정된 장소에 도착하면 알려줌), 위치 확인, 통화·문자 열람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으로, 최근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이 앱을 이용하면 상대의 현재 위치 확인은 기본이고, 하루 동안 이동한 경로 전체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 사용자가 사전에 지정해둔 장소(예컨대 ‘옛 연인의 집 근처’ 등)에 상대가 접근하면 경고음을 울려주기도 한다.

상대의 휴대폰에 ‘사전에 지정해둔 단어’(예컨대 ‘오빠’, ‘사랑해’ 등)가 포함된 문자메시지가 오갈 경우 해당 문자메시지 전체를 사용자의 휴대폰에 보여주기도 하고, 상대가 3분 이상 통화한 전화번호를 보여주는 기능까지 있다.

과거 상대방의 현재 위치를 알려주는 ‘오빠믿지’라는 앱이 인터넷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지만, ‘커플 각서’가 노출하는 사생활의 범위는 ‘오빠믿지’를 훨씬 뛰어넘는다. 실제로 이 앱에 대한 제작자의 설명에도 ‘오빠믿지 종결자’라는 부제(副題)가 붙어 있다.

해당 앱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지만, “도대체 이런 앱을 왜 만들었느냐”, “궁극의 사생활 침해 앱” 등의 비난이 더 많은 편.

그러나 이런 비난 속에서도 해당 앱은 유통된 지 두 달이 지난 5일 현재 다운로드 횟수가 5만 건이 넘은 것으로 표시돼 있다.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