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성폭력 범죄가 급증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에 UBC 성폭력 지원센터(Sexual Assault Support Centre, 이하 SASC)는 캠퍼스 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심리치료와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안전 계획을 제공하는 한편, 성폭행 관련 워크숍을 열면서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에 반면, SASC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히려 인력 부족을 겪으면서 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학생에게 도움을 주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성폭력 범죄와 이에 대처하는 SASC의 역할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하늬바람 기자단은 SASC의 아시니 길(Gill) 어시스턴트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시니 길 SASC 어시스턴트 매니저

SASC에서 어떻게 처음 일하게 됐나?

 

‘젠더와 성 정체성, 인종, 사회정의학과(Gender, Race, Sexuality and Social Justice)’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으로서, 지난 몇 년간 성폭력 피해 학생 지원 서비스에 대해 연구하던 도중 SASC 매니저와 만나게 됐다. 그와 대화하면서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고 결국 SASC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특히 SASC는 UBC 학교와는 분리된 학생회(Alma Mater Society, 이하 AMS) 소속 독립적 비폭력 단체라는 점이 큰 의미로 다가왔다.

 

SASC에서 일하면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

 

수년간 UBC 캠퍼스에서 성폭행 피해자들, 그들을 지원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나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사회가 변화하는 데 있어 내 연구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배웠고, 특히 정서적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에 대해 더욱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SASC가 UBC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은 무엇인가?

 

유색인종, 퀴어, 트랜스젠더 커뮤니티가 20년 전에 처음 설립됐다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개인의 다양한 배경과 관점이 SASC의 문화적 다양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1차 피해를 벗어나지 못한 채, 대학이라는 또 다른 사회에서 속에서 생활하다 학교 측으로부터 2차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있는데, 그 피해자들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교수진, 카운슬러 혹은 학교 자체 행정 서비스로부터 2차 피해를 받으면 피해자는 회복하는 데 있어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SASC는 또 다른 UBC의 성폭력 관련 기관인 성폭력 예방 및 대응실(Sexual Violence Prevention and Response Office)에 비해 UBC의 교칙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더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다.

 


사진출처=Getty Images Bank

팬데믹으로 인해 SASC의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들었는데?

 

안타깝게도 팬데믹 때문에 이직률이 증가하면서 운영시간도 축소됐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크게 증가한 반면에 UBC 측의 지원도 부족해, 지원 서비스를 장기적으로 지속하기가 어렵다. 또한 팬데믹 기간 동안 성폭력 피해자 수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에 많은 피해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해자와 분리될 수 없는 상황에 갇혀, 성적 트라우마를 겪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일어난 것이 큰 걱정이다. SASC의 이용자 수는 지난 2018년 728명에서 지난해 2028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학생투표에서, SASC는 학교 측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서비스 확대를 위해 6.42 달러의 학비 인상을 요구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가장 기대할 만한 효과가 무엇일까?

 

제일 기대되는 효과는 SASC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2주 전에, 워크숍은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만 한다. 정직원들과 교육자들을 고용하면 전반적인 서비스의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운영시간을 연장할 수 있어, 더 많은 피해자를 도울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을 위한 긴급차량이나 긴급주거시설도 지원할 예정이다. AMS 혜택을 바로 받을 수 없는 학생들에게 SASC 내에서 추가 상담 혜택, 추가 상담사 고용을 통해 상담을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로서는 임상 실습 상담사를 위한 기금이 존재하긴 하나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난 몇 개월간 제공하는 서비스가 한정되어 있었다. 트라우마와 성폭력 분야 전문 상담사들을 더 고용해서 전문적인 상담을 지속해서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SASC는 학생들이 추가 비용 없이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학생 자원봉사자들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전문가인 직원들도 상주하고 있다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다. 앞으로도 우리 SASC는 성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UBC KISS 11.5기 하늬바람 학생기자단

강지혜 인턴기자 chloe.kang.ck@gmail.com       

사진 출처: UBC 강지혜 인턴기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