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높은 일일 증가율을 보이면서, BC 주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모임을 제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당부하고 있다.

 

모임 인원 제한에 따라 UBC를 포함한 다수의 대학은 2020/2021년도의 수업과 행사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학부에는 변경된 방침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많은 UBC 학생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약 2주가 지난 이 시점에, 비대면 강의에 대한 재학생들의 의견을 알아보고자 다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에 거주 중인 김수민(2학년·Engineering Physics), 이선우(2학년·Applied Animal Biology) 학생과 캐나다에 거주 중인 박찬혁(4학년·Microbiology & Immunology), 박윤서(2학년·Mathematics), 안재형(1학년·BASc) 학생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현재 듣고 있는 강의들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나요? 

 

 

박윤서: 대부분의 강의들은 실시간으로 하고 있고 몇 개의 강의들은 녹화 강의로 진행됩니다. 실시간으로 진행된 강의들도 녹화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다시 시청이 가능하고요.

 

안재형: 교수님들이 화면을 공유하며 수업 도중 토론이나 조별 과제가 필요할 시에는 다른 온라인 강의실을 사용합니다.

 

이선우: 제가 듣고 있는 과목들은 학생 수가 대부분 300명이 되다 보니 실시간 강의 참석을 요구하지 않고, participation mark(참여도 점수)도 없어졌어요. 다만 특정 과목들은 강의와 별개인 tutorial 수업이 있는데, 이 수업은 실시간 강의 참여를 요구합니다.

 

김수민: 수학이나 프로그래밍 등 실험이 필수가 아닌 과목은 평소 스케줄과 같은 시간에 줌(Zoom)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수님들이 실시간 수업 이후에 녹화본을 올립니다. 전기공학 같이 실험이 필수인 과목이나 실기 중심적 수업들은 Laboratory Kit을 집에서 받아서 실험하고 있습니다.

 

 

Q. 비대면 강의와 대면 강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선우: 가장 큰 차이는 전달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대면 강의를 듣는 것이 비대면 강의보다 전달력도 더 높고 집중도 잘된다고 느꼈습니다.

 

박윤서: 집중하기가 훨씬 더 어렵고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지만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녹화 강의를 다시 들으면 되니까 뒤처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무슨 과제를 해야 하는지 매번 헷갈리고 생활 균형을 잡기가 어렵더라고요.

 

김수민: 수업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실제로 교수님을 만나 수업 내용을 여쭤보거나 궁금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니 답답한 경우도 많고요. 한편으로는 교수님께 직접 채팅으로 질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200명이 넘는 강의실에서 직접 질문할 때 보다 부담이 덜 합니다.

 

박찬혁: 다른 학생들과 의논하고 협력하여 문제를 푸는 기회가 적어졌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 같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도 그룹을 나눠 대화를 하긴 하지만, 강의실에서 함께 하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 사진 출처=Getty Images Bank

Q. 학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안재형: UBC를 들어올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로 바뀌면서 그런 기회가 사라진 것 같아요.

 

김수민: 전공이 정해져 같은 학과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었는데 못 보게 되어서 아쉽습니다.

 

박찬혁: 가을에 UBC 캠퍼스가 정말 아름다운데, 한동안 그 풍경을 못 보게 됐네요.

 

이선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도서관에 가는 것이 학교생활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것을 하지 못해 아쉬워요.

 

박윤서: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쉬워요. 저는 아카펠라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할 수 없어서 영향이 큽니다.

 


 한동안 캠퍼스에서는 이런 광경을 못보게 됐다 (사진 출처=UBC Facebook)
 

Q. 비대면 강의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김수민: 학기 중인데도 한국에서 생활해 볼 기회가 생겼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평소 캐나다에 거주하며 한 번쯤 한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 보고 싶었는데, 이번 사태를 기회 삼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선우: 기숙사비와 식비가 절약되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반면 단점으로는 녹화본으로 수업을 듣게 되는 경우, 실시간으로 들어야 한다는 필요가 없어져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방에서 혼자 녹화 강의를 듣다 보면, 잠시 강의를 멈추고 쉬고 싶다는 유혹이 생기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시간표에 따라 수업만 참여하면 됐지만 이제는 녹화 강의를 듣게 되어 강의가 밀리지 않도록 일정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Q. 비대면 강의 전환으로 인해 차질이 생긴 계획이 있나요? 

 

안재형: 대학교 입학을 했을 때 기숙사를 통해 다양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경험해 보고 싶었는데, 비대면 강의 전환으로 모두 무산이 됐네요.

 

김수민: 제 전공은 2학년 2학기에 코업(Co-op)을 해야 했는데, 해외 인턴쉽은 하지 못하게 됐어요.

 

이선우: 2학년에 수강하려 했던 과목들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많은 이과 전공을 택한 학생들이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 중 화학 실험 과목이 있지만, 그 과목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강이 불가하게 됐어요. 저의 경우에는 2학기 때 해부 실험이 포함된 수업을 듣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제 해부 실험을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2학년에 들으려고 했던 과목을 3학년에 듣기로 계획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박찬혁: 작년부터 랩에서 보조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랩이 닫게 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또한 4학년 미생물학 랩이 온라인으로 바뀌게 되어서 학교에서 실험을 할 수 없게 됐어요.

 

 

Q. 향후 대면 강의로 전환된다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은가요?

 

이선우: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학교를 다니고 싶어요.

 

박찬혁: 내년 봄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졸업식이 온라인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수민: 수업 이후에 교수님이 진행하시는 개인 면담(office hour)에 가고 싶습니다.

 

박윤서: 강의 중에 친구를 사귀거나, 친구랑 같이 강의를 듣고 싶습니다.

 

안재형: 다양한 학생들과 같이 강의를 들으면서 대학교에 왔다는 걸 실감했으면 좋겠어요.

 

 

이번 학기의 시작이 평소와 많이 달랐지만, 그에 맞게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과 함께 교내 행사를 즐기거나 강의를 듣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비대면으로도 기대 이상의 교류가 가능한 것에 안도감을 내비쳤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표준, 뉴노멀 (New Normal)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예전과 같은 일상은 오랜 시간 복귀하기 어려울 듯 보인다. 비대면 교류가 일상화되는 요즘,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다시 많은 UBC 학생들이 아름다운 교정을 만끽할 수 있길 염원해본다. 

 

UBC K.I.S.S.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오경진 인턴기자 lilyoh0607@gmail.com  



 사진 출처=UBC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