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값과 금리 부담 속에서도 최근 캐나다에 정착한 신규 이민자들의 주택 소유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캐나다 출생자의 주택 소유율은 같은 기간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캐나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타리오주의 영주권 취득 5년 차 이민자 주택 소유율은 2018년 35.7%에서 2021년 40.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 출생자의 주택 소유율은 50.7%에서 47.8%로 하락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민자와 캐나다 출생자 간 주택 소유율 격차가 줄어드는 흐름도 확인됐다. 대서양 연안 4개 주와 매니토바주의 경우 이민자와 캐나다 출생자 간 주택 소유율이 비슷한 수준까지 좁혀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BC주에서는 경제활동 기반 이민자의 주택 소유율이 40.1%로, 캐나다 출생자(43.3%)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전체 신규 이민자의 주택 소유율은 온타리오·앨버타·BC주 등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여전히 캐나다 출생자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캐나다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택을 소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신규 이민자들이 초기에는 임대 주택에 거주하며 신용과 소득을 쌓은 뒤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주권 취득 첫 해 주택을 소유한 이민자의 85% 이상은 영주권 취득 전 유학생, 임시 외국인 근로자 또는 난민 신청자 신분으로 이미 캐나다에 거주한 경험이 있었다.

이민 유형별로는 경제 이민자의 주택 소유율이 가장 높았고, 가족 초청 이민자가 뒤를 이었다. 난민의 주택 소유율은 가장 낮았다. 출신 지역별로는 동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온타리오·앨버타·BC주에서 높은 주택 소유율을 보였다.

◇소득은 낮아도 더 비싼 집 구입

통계청은 신규 이민자들이 은퇴 저축보다 주택 구입을 자산 형성의 우선순위로 두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첫 주택을 구입한 신규 이민자들은 캐나다 출생자보다 소득이 낮았음에도 더 비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BC주의 경우 신규 이민자가 구입한 주택의 중위가격은 66만 달러로, 캐나다 출생자의 중위가격인 58만 달러보다 높았다.

이에 따라 신규 이민자들은 더 큰 규모의 모기지 대출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주택 구입 당시 등록은퇴저축플랜(RRSP)에 납입할 가능성도 캐나다 출생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보고서를 통해 “주택 소유는 이민자의 경제적 정착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면서도 “최근 이민자들은 높은 부채와 상대적으로 적은 은퇴 저축으로 인해 주택시장 변동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