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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로어메인랜드 전역의 부동산 시장은 매수세 위축, 매물 증가, 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며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일 광역 밴쿠버 부동산협회(GVR)에 따르면 지난 11월 주택 거래량은 184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했다. 10년 평균과 비교해도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매물 수는 전년 대비 14.4% 늘어난 1만5149건으로 증가세를 유지해 매도자 간 경쟁을 키우며 가격을 꾸준히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앤드류 리스 GV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을 “매수자는 관망하고, 매도자는 몇 년 만에 경험하는 시장 흐름에 가격을 조정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신규 매물은 3674건으로 전년 수준보다 소폭 낮았지만 여전히 10년 평균을 웃돌았다. 전체 매물 대비 판매 비율은 12.6%로, 과거 가격 하락 신호로 여겨지는 수준에 가까워졌다. 

가격도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택 종합 벤치마크 가격은 전년 대비 3.9% 떨어진 112만4000달러를 기록했다. 단독주택은 4.3%, 타운하우스는 4.4%, 아파트는 5.2% 하락했다. 월간 기준 변동폭은 대부분의 유형에서 0.5% 미만으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리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까지 차입 비용(금리)이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말 비수기 특성상 수요 회복을 이끌 변수가 많지 않다”고 전망했다.

◇‘바이어스 마켓’ 굳어진 프레이저밸리

프레이저밸리 부동산협회(FVREB) 관할 지역도 비슷한 흐름이다. 11월 거래량은 943건으로 전달 대비 16%,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신규 매물은 전달보다 26% 급감했지만 전체 매물 수는 9201건으로 여전히 계절 평균을 크게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FVREB의 판매 대비 매물 비율도 10%로 떨어지며 확실한 매수자 우위 시장(Buyer’s Market) 흐름이 굳어졌다. 토레 제이콥슨 FVREB 의장은 “프레이저밸리 가계는 높은 주거비와 경제적 부담에 직면해 있다”며 “재고가 개선되고 가격이 완화된 점은 매수자에게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VREB 관할 지역의 주택가격은 모든 유형에서 전월 대비 약 0.7% 하락했다. 종합 벤치마크 가격은 91만2000달러로 떨어졌으며, 단독주택은 전년 대비 5.4%, 타운하우스 6.8%, 아파트 6.9% 각각 하락했다.

◇매물 증가·대출 부담에 거래 지연 확대

한편, 로어메인랜드 전역에서 주택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도 늘었다. GVR에서는 단독주택이 평균 51일, 타운하우스 39일, 아파트 44일이 걸렸다. FVREB 지역에서는 단독주택 52일, 아파트 41일, 타운하우스 37일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리스 이코노미스트는 “거래가 부진하고 매물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고, 대부분의 유형에서 가격이 소폭 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까다로운 대출 환경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발데브 길 FVREB CEO는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금융기관이 더 엄격한 심사를 적용하고, 더 높은 초기 자금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이 거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협회 모두 2025년을 조용히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매물 수준, 강화된 대출 조건, 조심스러운 소비자 심리가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가격 하락과 선택지 확대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매수자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전통적으로 연말은 부동산 시장이 가장 조용한 시기인 만큼, 뚜렷한 방향성은 2026년 초 금리 전망·경제 상황·구매 심리가 재정비되는 시점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