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임대 시장이 1년 가까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렌털 전문 플랫폼 ‘Rentals.ca’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전국 평균 임대료는 모든 주택 유형을 합산한 종합 기준으로 월 213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3% 하락한 수치로, 11개월 연속 임대료가 내린 것은 최근 수년간 유례없는 흐름이다.
전국 주요 도시 중 임대료가 가장 높은 상위 5개 도시는 밴쿠버(2825달러), 토론토(2618달러), 할리팩스(2265달러), 몬트리올(1980달러), 캘거리(1959달러)로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밴쿠버와 캘거리는 전년 대비 각각 9.3% 떨어져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그러나 임대료 수준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다. 2020년 8월 전국 평균 임대료가 1718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400달러 이상 비싸며, 2023년 8월 대비로는 오히려 1%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적 하락세에도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임대료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쿠버 아파트 월세 10%↓··· 사스카툰은 7%↑
주별로는 앨버타가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파트와 콘도만 따로 집계한 순위에서 앨버타는 전년 동월 대비 3.5% 떨어진 1746달러를 기록했다. 이어 △BC(2467달러, –2.7%) △온타리오(2330달러, –2.5%) △노바스코샤(2286달러, –2.2%) △퀘벡(1959달러, –0.2%) 순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도시별로는 밴쿠버가 전년 대비 약 10% 떨어지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 시장으로, 아파트·콘도 평균 월세는 2820달러에 달했다. 캘거리는 약 7% 하락해 1911달러, 토론토는 3% 떨어져 2606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일부 도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사스카툰은 7% 올라 평균 1443달러를 기록했으며, 리자이나(1432달러), 에드먼턴(1585달러), 위니펙(1618달러) 모두 1%씩 올랐다. 특히 에드먼턴은 최근 3년 사이 25% 이상 급등하며 장기적 상승세가 뚜렷했다.
다만 앨버타 내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렴한 임대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드민스터의 평균 임대료는 1179달러, 메디신 햇은 1287달러, 포트맥머리는 1364달러로 나타났다.
◇노스밴쿠버 1베드룸 아파트 월세 ‘전국 1위’
광역권 내 중소도시의 1베드룸만 놓고 보면, 8월 기준 노스 밴쿠버의 아파트·콘도 평균 임대료는 월 2621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3% 떨어졌지만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는 밴쿠버시로, 평균 2515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0.1% 올랐으나 전년 대비로는 무려 8.1% 하락했다. 이어 토론토시(2314달러), 옥빌(2286달러), 버나비(2285달러), 코퀴틀람(2283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2베드룸 기준으로는 밴쿠버시 월세가 3489달러로, 3455달러인 노스밴쿠버를 앞섰다. 그 뒤를 옥빌(3021달러), 토론토시(2946달러), 코퀴틀람(2939달러), 버나비(2937달러)가 이어 순위가 다소 뒤바뀌었다.
BC주 내 다른 도시들의 1베드룸 평균 임대료는 빅토리아 2065달러(전국 15위), 뉴웨스트민스터 2015달러(22위), 랭리 1980달러(26위), 켈로나 1953달러(27위), 써리 1888달러(30위)였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