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에게는 앞으로 미국 영주권 안 준다"

     정기수 기자
등록일자 : 2019-08-13 12:52:06    조회수 : 5273


미국 도널트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에 부담이 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영주권을 거부하는 새 규칙을 발표했다.

 

AP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선임 이민정책 보좌관 스티븐 밀러(Stephen Miller)가10월15일 발효 예정으로 밀어붙인, 일정 소득기준에 미달하거나 생할보호(Welfare), 식량배급(Food Stamp), 공공주택(Public Housing), 의료보장(Medicaid) 등 정부지원을 받는 수만명의 일시 또는 영구 비자 신청자들에게 비자를 승인하지 않게 될 규칙 개정안 12일 공개됐다.

 

이 개정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 가운데 가장 과격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연방 공보(Federal Register) 이와 관련 "이 규칙 변화는 이민자들이 공적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가족 구성원, 배우자, 민간기구 등을 포함한 그들 자신의 능력에 의존하는 자급자족적(Self-sufficient)이 되어야 함을 확실히 하게 될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미국시민권 이민국 국장 켄 쿠치넬리(Ken Cuccinelli)는 12일 Fox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급자족은 오래된 미국의 가치이다. 이 나라에 이민 오는 사람들이 공적 부담이 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게 되면 납세자들을 보호하는 장기적인 이익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전국이민법센터(National Immigration Center, NILC)는 즉각 새 규칙이 발효되기 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새 규칙이 인종차별적인 동기에서 추진됐으며 합법적 이민제도가 백인과 부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재정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소득층 배격 이민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는 공약과 함께 합법 및 불법 이민에 제동을 거는 노력의 일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 국가에서 멕시코를 넘어 미국으로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하는 이들의 권리도 거부하는 시도를 해왔다.

 

저소득층 비자 거부 규칙은 의회를 통한 관련법 개정 없이 합법적 이민 숫자를 줄이려는 의도라고 이민옹호단체들은 비판해왔다.

 

새 규칙 아래서는 가족단위 그린카드(Green Card,영주권) 신청자들 중 절반 이상이 거부될 것이라고 이주정책연구원(Migration Policy Institute)이 주장했다.

 

2016년 미국에서는 약 80만명의 그린카드가 승인됐다.

 

새 규칙은 1882년 이민법(Immigration Act)에서 이끌어졌다. 이 법은 미국 정부가 "공적 청구(Public Charge)"가 되기 쉬운 사람은 누구나 비자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적 청구란 주민이 생활을 주로 정부 지원에 의존, 정부예산을 청구하게 돼 공적인 부담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국 이민 신청자들은 이제 높은 수준의 소득 증빙을 해야 하게 됐으며 그들의 영주권을 거부하게 될 교육, 보건 등 각종 정부 혜택 리스트도 대폭 확대되게 된다.

 

신청자들은 3년간의 연방 세금보고와 취업경력을 제출해야 하며 개인 의료보험 가입자는 특별우대를 받는다.

 

미국의 의료보장 혜택자 중 이민자들은 6.5%이며 식량지원도 8.8%에 지나지 않는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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