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 버니에, 반이민 정서 본색 드러내

     김혜경 기자
등록일자 : 2019-07-25 11:31:01    조회수 : 5073



연방 보수당을 탈당하고 피플스 파티(People’s Party of Canada, PPC)라는 보수 신당을 창당했던 맥심 버니에(Bernier) 당수가 과격한 반이민정책을 들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 집권이 불가능한 그의 당의 공약 실현은 어려워 보이지만 난민 수용에 지나치게 관대한 연방 자유당의 이민 정책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귀기 솔깃한 제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PC당은 여론 조사에서 2%의 지지를 받고 있다. 

버니에 당수는 24일 온타리오주 미시사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만약 자신의 당이 집권한다면 “이민 및 난민 수용 숫자를 대폭 줄이고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불법적으로 월경하고 있는 난민들을 막을 장벽을 설치하는 한편 가족초청 이민 프로그램을 종식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 의료시스템 혜택을 볼 수 있는 노령자들을 포함해 모국에 남아있는 가족들을 이곳으로 초청하기 바라는 이민자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캐나다는 절대 지구촌의 복지 국가가 될 수 없다”며 "캐나다는 먼저 자국민을 돌보아야 하며 캐나다에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들로 이민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따라서 집권하면 현재 35 만명인 연간 이민 쿼터를 10만-15만명 정도로 줄일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는 또 '대규모 이민'과 '극단적 다문화주의'를 비난하며, “이러한 정책들은 사회적 갈등과 잠재적으로 폭력을 유발한다. 이런 생각은 자유와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오히려 아주 위험한 사회공학의 한 유형”이라고 지적하며 "특히 이슬람주의나 정치적 이슬람화는 “캐나다인의 가치와 생활 양식에 대한 확실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니에 당수는 또한 “많은 캐나다인들이 우리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이민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 절반이 이민 쿼터가 너무 높다고 응답했다”며 “이민 신청자의 가치관과 캐나다인의 사회 규범 수용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면접관과 대면 인터뷰 진행이 필요하다. '문화 다원주의'는 모든 문화는 동등하다는 이념에 기초한 거짓말로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 기초한 서구의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유산과 전통 및 가치를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난민 정책과 관련, 퀘벡 지역을 포함한 공식 입국장들 사이에 불법 월경을 막을 장벽을 설치해야 하며 이민자들에게는 정부 지원보다는 민간 후원의 경제적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니에 당수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 “인종이나 피부색에 따른 인종차별은 절대 아니다. 과거 수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자당은 인종주의자와 편협한 종교주의자를 환영하지 않는다. 우리는 공유된 가치관과 문화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근본적인 캐나다인의 가치관을 공유하고 캐나다의 역사와 문화를 학습하며 캐나다 사회에 통합한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며 반이민 정서를 부인했다.

PPC당은 지난해 9월 ‘캐나다 국민이 우선’이라는 의미의 당명과 반이민 정책 기조를 내세우며 공식 출범했으나 정치 전문가들은 보수당 지지 표를 분산시키고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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