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부, '소송 취하' 조건 '영주권 제공'

     정기수 기자
등록일자 : 2019-05-30 13:39:23    조회수 : 9772



연방정부가 이민 소송 취하 조건으로 영주권을 제공하는 비밀 합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CBC 뉴스에 따르면 연방 이민부는 지난 1월 말 신청 개시 9분 만에 마감돼버린 부모 및 조부모 초청 이민 온라인 수속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한 두 건의 소송 무마를 위해  당사자들에게 최소한 70개 자리를 허용했다.

 

소송은 각각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이뤄졌으며 시점은 수만명의 신청 대기자들이 신청서에 접속조차 하지 못하거나 충분히 빨리 작성을 완료하지 못해 좌절하고 분노했던 올해 1월 28일 직후였다. 

 

이 온라인 신청은 장애를 가졌거나 언어 독해 작문 문제가 있는 사람 또는 인터넷 연결이 느린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성난 불만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CBC 뉴스는 이 소송에 직접적으로 개입돼 있지 않은 한 법적 원천을 통해 비밀합의 내용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민변호사 메리 키욜크(Mary Keyork)는 이같은 법적 합의를 몰랐으며 그 소송에 대해 몰랐거나 소송에 참여할 형편이 안됐던 이들에게 대단히 불공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수년 동안 부모를 모셔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은 매우 실망할 것이고 어떤 의미에서 속았다고 느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연방정부는 올해 부모 및 조부모 초청에 2만개 자리를 열어놓았는데, 온라인 신청에 접속을 시도했던 희망자는 10만명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8만명 이상이 기회를 잃게 됐으며 신청 방식이 바뀌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또 접속에 실패할 가능성이 약 80%다.

 

익명을 요구한 이민부의 한 관리는 비밀 합의와 관련, 소송 제기자들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장애인들이 포함돼 있으며 법원 절차가 전체 신청 수속을 중지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합의안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CBC에 밝혔다.

 

다른 이민변호사 로온 월드먼(Lorne Waldman)은 "온라인 신청은 대단히 문제가 크고 법적 도전의 근거들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정부가 근본적 개선 대신 비밀 합의라는 미봉책을 썼다. 이것이 알려지는 건 모든 신청자들에게 비밀 합의 초대장을 주는 셈이다"고 파장을 예상했다.

 

(조)부모 초청 이민제도(Parent and Grandparent Sponsorship Program)는 지난 보수당 정부에서 자유당 정부를 거치면서 오프라인 선착순-복권식 추첨-온라인 선착순 방식으로 변경을 거듭해왔으나 각기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민장관 아메드 훗센(Ahmed Hussen)은 발표문을 통해 "온라인 신청 절차는 악용을 막고 공정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도입됐던 것이며 현재 개선 작업이 진행중이다"라고 밝혔다.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는 (조)부모들을 한번에 2년까지, 10년간 여러차례 모셔올 수 있는 수퍼비자(Super Visa)를 신청할 수도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개인 의료보험과 재정적 지원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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