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캐나다 이민, 청년 위주로 바뀌고 있다

     김혜경 기자
등록일자 : 2018-04-06 15:18:02    조회수 : 7846

캐나다는 여전히 한국인의 이민 선호 1위국이지만 실제 캐나다 한인 이민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년층 및 가족단위의 이민 형태에서 이제는 청년 위주의 새로운 트랜드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연방이민부에 따르면 지난해 영주권을 취득한 한인 신규 이민자는 3980명으로 지난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4천명 아래로 감소했다.

한인들의 캐나다 이민은 지난 1997년 IMF 이후 4093명을 넘은 이후 한동안 붐을 이뤘다. 

1999년 7천명을 넘어 2001년 9619명으로 1만명에 육박하며 정점을 이뤘던 한인 신규 이민자는 이후 6천명 선을 유지하다 2008년 이후부터는 완전히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2011년에 4588명까지 떨어진 한인 이민자수는 그 이후로 4천명 대의 수치를 유지하다 지난 2017년에는 급기야 4천명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한인 신규 이민자 감소 원인으로는 주정부 위주와 훨씬 까다로워진 이민법으로 인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한인들이 급감한데다 이민에 대한 한인들의 인식 변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수 년 사이에 이민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한 캐나다 정부의 이민정책 방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민 컨설팅업체 웨스트캔 최주찬 대표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가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독립이민 또는 투자이민 형태의 이민 신청이 많았던 한인들은 연방정부의 이민법 개정 이후 급감했다. 

최 대표는 현재 캐나다 이민의 경우 주 신청자 자리를 청년층이 대신하고 있으나 이민 붐이 일었던 2000년대로 돌아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정부는 지난 2015년 이민절차를 신속하게 하겠다는 목적으로 독립이민 프로그램을 ‘익스프레스 엔트리(EE: Express Entry)’라는 제도로 변경했다. 

이민 신청자의 경력, 학력, 나이, 영어 능력 등을 점수로 평가해 고득점자 순으로 우선 선발한 다음 이들에게 영주권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인데 선발 인원은 연방정부가 매년 상황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립이민을 많이 신청했던 한인들의 경우, 경력 및 언어 등 강화된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해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

최 대표는 “새로운 이민시스템인 EE는 기존 한인들의 이민 신청 방식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영어점수를 비롯해 경력 등 한인 신청자가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맞추기는 불가능해졌다”며 “결국 워홀, 유학생 등 언어에 유리한 젊은층 위주로 한인 이민 트랜드가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이민을 택한 한인들의 증가와 예년보다 주춤한 한국에서의 이민 열기가 실제로 감소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높다.  

또 다른 이민컨설팅업체 대표는 “한인들은 자녀교육을 이유로 이민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자녀들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내다 나이 들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처음부터 캐나다에 적응하지 못해 포기하는 등 부정적 이미지의 역이민이 증가한 것도 감소한 측면에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이 모두에게 행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한국과 다른 문화와 언어, 외로움 등 녹녹치 않은 생활의 연속이다. 경제적 문제도 만만치 않다. 자신의 의지로 이겨내면서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캐나다 이민문호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이민 선호국으로 캐나다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민 전문가는 “캐나다 이민 정책이 현지 적응에 빠른 젊은층 영입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젊은 한인들의 이민에 유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유학 후 이민 등 프로그램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이민 신청 자격요건이 수월하다는 장점 외에 기간 등을 잘 따져 본인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 영주권 신청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2017년 신규이민자 1위는 5만1650명의 인도였으며 2위는 4만855명의 필리핀, 3위는 3만280명의 중국이 뒤를 이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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